도락산 감은사 ‘우관스님의 손맛 깃든 사찰음식’… 마음으로 사계절을 담다
도락산 감은사 ‘우관스님의 손맛 깃든 사찰음식’… 마음으로 사계절을 담다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3.08.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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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특별한 양념은 바로 지극한 정성이다’

세상이 점점 바쁘고, 빠르게 변해갈수록 오늘을 사는 우리는 웰빙(well-being), 힐링(healing) 등 잠시라도 몸과 마음에 쉴 틈을 찾아 헤맨다. 출가자로 수행의 삶을 사는 것을 복으로 여기며 쉼 없는 구도의 길 위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정갈한 사찰음식을 대접하며 행복을 나누는 우관 스님을 만났다.

 

問:‘우관스님의 손맛 깃든 사찰음식’이란 책을 통해서 스님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사찰음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사찰음식과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요?

答: 간단히 말하면, 사찰음식은 육류와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를 사용하지 않은 음식이다. 단순한 채식이 아닌 절에서 수행하는 수행자들이 먹는 선식으로서 최소한의 음식을 통해 도를 도모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2009년 한 여인이 절로 찾아와서 사찰음식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 간곡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어서 사찰음식 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되어 ‘사찰음식’ 선생님이 되었다. 지난 3년간 동국대 전통사찰음식 연구소에서 3년간 강의를 했고, 현재는 마하연 사찰음식문화원 원장으로 대한불교조계종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 전문교육관 ‘향적세계’ 등 전국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問: ‘우관스님의 손맛 깃든 사찰음식’(스타일북스,2013)을 내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答: 평소에 강의를 하면서 변변한 교과서가 없어서 애를 먹었다. 학생들이 늘 강의 내용을 책으로 정리해서 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일목요연하게 개념을 정리해서 유익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작년 한 출판사에서 사찰음식 관련 출판 제의가 들어왔다. 맛있는 음식은 신선한 식재료가 있어야 하고,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는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식재료가 다르다. 따라서 음식을 사계절로 나누어 구분하고,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서, 가장 쉬운 조리법을 소개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재료를 구할 수 없고, 만드는 방법이 까다롭고,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면 음식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남녀노소, 불자도가 아니고, 사찰음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요리에 도전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책을 썼다.

지난 1년간 각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가꾸고, 산야초를 채취하고 다듬어 마음을 담아 손맛을 깃들여 음식을 만들었다. 그래서 책 속에는 다양한 요리와 함께 감은사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절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問: 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스님만의 비법이 있으신가요?

答: 학생들은 내 요리를 맛보고, ‘천재스님’이라고 부른다. 나의 요리는 맛있을 수 밖에 없다. 나는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즐겁다. 또 음식을 할 때 내 요리를 먹을 그 누군가를 생각하며 지극한 정성을 들인다. 그런 좋은 기운으로 요리하는 음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칼자루를 쥔 ‘엄마’는 그래서 중요하다. 엄마가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화를 내면 그 기운이 음식에 들어간다. 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특별한 양념은 바로 지극한 정성이다.

 

問: 스님은 수행자로서, 누군가에게 요리를 하시면서 매우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答: 행복의 기준은 개개인이 다 다르다. 1억에 행복한 사람도 있고, 100억에도 불행한 사람이 있다. 나의 경우는 만족할 줄 아는 풍요로운 삶이 행복의 시작으로써, 불행은 상대방과 항상 비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 알아차려야 한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소중한 만큼 행복할 권리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라. 또한 자신이 귀한만큼 다른 사람도 똑같이 귀한 사실을 잊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 그러면 모든 것이 풍요로워지고, 행복도 따라 온다.

 

問: 앞으로 어떤 목표나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고 계신지요?

答: 오래전부터 수행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 다른 능력을 펼치며 함께 일하고, 수행하면서 하루 한 끼를 함께 하며 사는 것이다. 살다보니 원대했던 꿈이 현실과 부딪치며 조금씩 타협을 해 나가고 있다. 수행공동체는 아니더라도 작고 소박하게 함께하는 공동체를 꾸리고자 하는 꿈을 꾸며, 조금씩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관스님은,

수원 봉녕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생 과정 수료 후 인도 델리대학교에서 불교학과 석사학위를 수여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미얀마 등지에서 위파사나 수행에 정진했다.

지금은 이천 감은사 주지, 마하연사찰음식문화원 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 밖에 대한불교 조계종 사찰 음식 전문 교육관 ‘향적세계’와 동국대학교 전통사찰음식연구소에서 강의하고, 불교TV ‘진미령의 맛있는 절밥’에도 출연 중이다.

저서로는 ‘우관스님의 손맛깃든 사찰음식(스타일북스)’, ‘살아있으니까 보이는 거다’(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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