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여는 독서논술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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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2.05.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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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영국 패권주의의 첨병

▲ 이인환(논설위원, 독서논술지도사)
군대에서 전투 지역을 행군할 때 부대의 맨 앞에서 적의 동태를 살피고 주변을 경계하거나 수색하는 소부대를 첨병이라고 한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어떤 일에 있어서, 앞장서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단체 등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베니스의 상인>을 문화와 산업수출의 첨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만큼 막강한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1. 영화시장 개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2. 요즘 유럽 등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3. 세계화 시대에 문화상대주의와 문화절대주의에 대해서 설명해 보시오.

 

지금 세계는 자유경쟁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한동안 강대국이 약소국을 지배하던 식민지 시대가 무력을 앞세운 강대국의 시장개척 시대였다면 지금은 문명과 문화의 우위를 점한 국가가 시장을 독보적으로 점유해 나가는 시대이다. 그리고 그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맨 앞에 영화가 있는 것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를 본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미국식 애국주의에 빠져들게 되고, 그로 인해 미국측 입장에 서게 될 뿐만 아니라 작품성 속에 담겨져 있는 각종 공산품에 대한 간접효과도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아마겟돈>은 미국이 지구를 제패해야 하는 이유를 너무나 당연한 일로 여기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구와 충돌할지 모르는 행성에 대한 대비책은 미국이 앞장서야 한다는 사상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헐리우드 영화를 앞세워 저작권료를 챙길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미국식 애국주의, 또는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베니스의 상인>은 영화산업이 발달하기 이전에 이와 같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즉 영국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세계의 패권을 장악해야 하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을 접한 세계인들에게 영국을 동경하게 만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인도를 주어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 속에는 세익스피어의 문학작품들이 첨병으로서 영국의 패권주의를 정당화 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에 대한 찬탄이 담겨 있다. <베니스의 상인>이 영국식 패권주의를 확산시키는 첨병 역할은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에게 육체적 생명만큼 중요한 것이 정신적 생명이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을 위해 육체적 생명을 두려움 없이 받아 들인 것을 보면 사람에게 정신적 생명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프랑스의 계몽주의자였던 장자크 루소는 “인간은 두 번 태어난다. 한 번은 생존하기 위해, 또 한 번을 살아가기 위해.”라고 했다. 한 번은 신생아로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고, 또 한 번은 청소년기에 교육을 통해 비로소 사회성을 갖춘 인간다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이 두 번째로 태어날 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사람이 소속된 사회·문화적 환경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있고 그만큼 사회·문화적 환경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사회·문화적 환경은 급속도로 강대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종교다. 현재 세계화 시대에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종교는 크게 기독교(천주교 포함), 이슬람교, 불교로 나눌 수 있다. 종교는 사람의 육체적 생명보다 정신적인 생명을 더 우위에 두고 있다. 당장 우리나라의 기독교 역사만 하더라도 수많은 선교자들이 정신적인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육체적 생명을 초개와 같이 버린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기독교로의 개종을 너무 당연하고 너무나 쉬운 일처럼 묘사하고 있다. 그 속에 은근히 기독교를 앞세운 문화의 첨병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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