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타는 맛으로 세상산다
산을 타는 맛으로 세상산다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06.03.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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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월 50~70대 마을주민들이 산악회 만들어 12년간 산행

농촌지역에서 산악회를 만들어 10여년동안 산을 타면서 주민들간 화합을 다지는 단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산이 좋아 산을 타는 맛에 사는 사람들'이 바로 대월산악회(회장 김종길․67) 회원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1993년, 농사짓는 일밖에 모르고 살던 마을주민 40명이 모여 '이웃끼리 맺은 정을 건강도 챙기면서 함께 산을 타는 기쁨을 맛보자'고 만든 이 산악회는 12년이 지난 현재 회원수가 110명까지 늘었다.
대월출신으로 50대~70대까지 원로 토박이들인지라 특별히 내세울만한 산행 기록은 없지만, 기록을 위해 산을 타는 게 아니니 그저 산에 갈 수 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산에 오를 수 있는 산행은 단호히 거절한다. 경력이 말해주듯 젊은이들 못지 않은 산행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고령인지라 산행 시 위험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유행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모든 즐거움은 산으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회원들은 산행이 일상 생활과 농사일에 큰 활력소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ꡒ사랑과 화합으로 뭉쳐진 우리는 항상 웃음 넘치고, 화목해요. 그래서 사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ꡓ 회원들간 끈끈한 정을 늘 강조하는 김종길 회장.
모임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회원들간의 유대강화와 순수함을 더 강조하는 등 회원배가 시 친목을 일순위로 제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창단 이후 매월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국내 유명산 출석부에 도장을 찍은 회원들인 만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남다르다.  지난 1월, 회원 50여명은 문경의 진산 주흘산 정상에서 고사떡을 놓고 한 해의 '무사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산신제를 올렸다.
이들의 산신제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매년 단골행사로 치러 오고있다. 특히 이번 달에는 1박2일 코스로 경남 사천의 와룡산을 등반할 예정으로 창단이래 회원들 90%이상이 참여하기로 해 이들에게는 더 뜻깊은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회원 중에 최고령인 정낙천씨(78․고문)는 "산을 알고부터 인생의 고락을 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몸이 말을 잘 듣진 않지만 산에 왔다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아 산행 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산이 좋아 매월 산을 타는 이들, 삶의 일부분을 떼어내 산에다 투자하는 이들, 몸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을지언정 함께 산에 오르는 즐거움을 위해 오늘도 등산화를 질끈 동여매고 있는 이들의 산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영봉 기자
< icbong@yahoo.co.kr >
이천설봉신문 2000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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