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 오흥재 前 상지대 교수·경영학 박사
인터뷰 I 오흥재 前 상지대 교수·경영학 박사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4.01.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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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흥재 연설문 수집가, 그 열정과 집념으로 일군 세계로

“대통령 연설문에는 국가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가 담깁니다. 연설문은 국정의 이정표이고 역사입니다. 정치는 말이고, 대통령의 연설은 통치행위의 한 부분입니다. 대통령마다 자신의 색깔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지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오흥재 경영학 박사는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지도자들의 연설문을 수집하는 까닭으로 위 같이 밝혔다. 이천설봉신문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오흥재 박사와 특별 대담을 나눴다. 말은 자신을 증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말에 주목해 연설문을 수집하는 오흥재 박사를 만나 깊은 지론을 들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연설문을 모두 소장하다
대한민국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제19대 문재인 대통령까지. 오흥재 박사는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의 연설문을 서재에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이 아닌 한 개인이 서재에 연설문을 보유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 연설문은 보통 1년에 1권씩 정부간행물로 발행되는데, 비매품이어서 구하기 어렵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연설문은 전부 비매품으로 도서관이 이전하거나 폐업해서 정리할 때 또는 소장하던 이들이 내놓았을 때 어렵게 구할 수 있다.
오흥재 박사는 전국 곳곳의 헌책방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연설문 수집에 열정을 고스란히 쏟았다. 심지어 청계천헌책방거리에서는 오흥재 박사를 만나지 않은 헌책방 주인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대통령 연설문 외에도 국무총리,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장관 등 대한민국 인사들의 연설문도 소장했다. 도지사, 광역시장, 기초단체장 등 연설문도 서재에 보유했다.
레닌 연설문(1919), 스탈린 연설문(서울정치교육사, 1946), 세계 웅변집(동문사, 1949)을 비롯해 북한 김일성 선집(연설문), 미국 링컨과 케네디 대통령, 소련 고르바초프 등 세계 정상의 연설문도 소장하고 있다. 오흥재 박사의 연설문 수집은 현재진행형이다.

결점마저 강점으로 바꾼 진정한 멘토
오흥재 박사가 ‘말’에 주목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열일곱 살 무렵으로 거슬러 갑니다. 마을 청소년회장으로서 인사말을 하게 됐는데, 그 나이에 대중 앞에서 말해 본 적이 있겠습니까? 말은 전혀 안 나오고 버벅거리기만 했죠. 이후 해병대 청룡부대 복무 당시에도 연설 기회를 얻었는데, 그때도 제대로 연설하지 못해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언어 구사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말입니다.”
대부분은 부끄러움을 느꼈을 때 잊고 싶은 기억으로만 여긴다. 오흥재 박사는 달랐다.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결점마저 강점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뉴스를 보면서 아나운서들의 말을 따라 하기도 하고, 녹음해서 자신의 목소리도 듣기도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책을 읽었고, 다양한 신문을 매일 읽고 스크랩했다. 조리 있게 언어를 구사하겠다는 목표 아래 매일매일 흥미를 더하며 공부를 이어갔다.
그 결과 오흥재 박사는 7년간 많은 학생들 앞에서 강연하는 교수가 됐다. 이전에는 38년간 지역농협에서 근무했는데, 능력을 인정받아 31세에 전국 최연소 상무가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5000권 이상의 책, 5만 장 이상의 스크랩
많은 이들이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만, 방법을 모른다. 말을 잘하는 방법으로 오흥재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말을 잘하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 합니다. 대화는 순식간에 이뤄지는 상호작용인데, 때마다 필요한 단어와 낱말을 적절히 꺼내는 이가 ‘말 잘하는 사람’으로 통합니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단어를 찾아 쓰기 위해서는 기존에 아는 것도 많아야겠지요. 단어를 잘 골라 뼈대를 잘 구성하고 살을 잘 붙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어려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흥미에 따라 읽는 책이나 대상은 다양화될 수 있다. 오흥재 박사의 경우 자택 벽면을 웅변, 스피치, 강연, 화술 등 모두 ‘말’과 관련한 책들로 가득 채웠다. 나머지 연설문 관련 서적까지 합하면 무려 5000권 이상이다.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또한 아침 일과로 7종의 일간신문을 읽는 그는 주간신문, 주간지, 월간지, 사보 등 활자물이라는 활자물은 전부 섭렵했다. 모아온 스크랩 자료만 5만 장 이상에 달한다. 이러한 연구와 공부가 오늘날 오흥재 박사를 이루는 확실한 자산이 됐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라
매일 이어가던 그의 노력들은 오늘날 놀라운 결실들로 나타났다. 한 예로 지금까지 오흥재 박사가 주례자로 나선 결혼식만 1000회 이상이다. 기업, 기관, 군부대 등에서 300여 차례 강연을 펼치며 많은 이들의 영감을 불어넣었다.
지금도 수많은 이들의 멘토가 되고 있는 오흥재 박사에게 인생을 긍정적이고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대통령 연설문은 국정의 이정표이자 역사입니다. 이처럼 연설문에는 한 집단의 방향성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개인은 어떨까요.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자신의 말을 들여다보십시오. 말은 곧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됩니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고 싶다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훌륭한 연설자이자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이라는 걸 기억하십시오.”

오흥재 박사 엄선 역대 대통령 연설문

[이승만 대통령 연설]
대한민국 건국의 뿌리는 오천년 왕조를 혁명하고 일본 제국주의와 싸운 항일 독립정신이라는 자유, 그리고 소련 공산주의와 싸운 반공정신 두 토대로 세워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연설]
침체와 우울 혼돈과 방황에서 우리 국민은 결연히 벗어나 생각하는 국민, 일하는 국민, 협동하는 국민으로 재기합시다. 새로운 정신, 새로운 자세로써 희망에 찬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갑시다. 

[김영삼 대통령 연설]
신한국은 보다 자유롭고 성숙한 민주 사회입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입니다. 더불어 풍요롭게 사는 공동체입니다. 문화의 삶 인간의 품위가 존중되는 나라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연설]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 여러분께서는 놀라운 애국심과 저력을 발휘하셨습니다. 저는 황금보다 더 귀중한 국민 여러분의 애국심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
오늘의 대한민국은 국민의 노력과 피와 땀으로 이룩된 것입니다. 국민의 강한 의지와 저력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성취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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