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칼럼] 책 I 한문석 선교사
[설봉칼럼] 책 I 한문석 선교사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3.12.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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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  석(요셉)선교사
한  문  석(요셉)선교사

동아시아 삼국인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일찍부터 책을 지녀 왔다. 책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삼국은 오래전부터 사상을 교환했고, 영향을 주고받았다. 

상호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도 사실이다. 혹 국권 침해를 당할까 경계하고 견제하며 서로 미워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미워하면서도 동경하고, 좋아하며 지내왔다. 상대의 문물을 동경하고, 습득하기를 바라는 의욕에서 가까이하고자 하기도 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문화와 문물, 문명이 발달한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책을 향한다. 때문에 앞선 문화를 체득하기 위해 책을 입수하기에 애써 여념이 없었다.

예부터 우리나라 선인들은 책을 좋아하고 글공부에 착실해 훌륭한 실력을 보유했다. 특히 책을 통해 습득한 지식으로 문화를 일궈 나갔다. 


눈 덮인 깊은 겨울산 석양 아래
오두막집 안에서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들리네
나는 집으로 돌아갈 길을 잃었구나


이처럼 선조들은 책 읽는 것을 가장 큰 행복이자 기쁨으로 여겼다.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든 나라는 다름 아니라 땅도 작고, 사람도 적은 우리나라였다. 프랑스 파리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을 1973년 전시회 후 50년 만에 공개했는데, 폭우 속에도 관람객들이 몰렸다. 

인류 문명이 오늘날에 이른 것은 사상을 전달하는 말과 글이 있었고, 말과 글을 활자로 종이 위에 인쇄하여 전달하였기 때문이다. 인쇄를 통해 책은 널리 보급됐고, 지식은 전파됐다.  인쇄문학 발전에 우리나라가 앞섰다는 것은 충분히 자부심이 될 만하다. 또한 선조들은 우수한 종이 생산에도 힘써 뛰어난 책의 문화를 이룩했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비문화 한가운데 책이 있다. 책을 통해 도덕사회를 구현하려고 하는 엄격한 선비정신이 깃들어 있는 셈이다.

겨레의 삶이 어둡고 괴로울 때도 우리는 책을 통해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민족의 주체성을 지켜 왔다. 배움과 교육이 살길이라는 신념만은 우리 민족의 가슴에 사라지지 않고 남았다.

책 향기가 가득한 시립아람누리도서관을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가족 단위로 책상에 앉아서 함께 책 읽는 모습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보인다.

또 한 장면에서는 노인들이 신문과 잡지를 읽으며 세상사를 해석하고 있다. 지혜의 전달자로서 그 역할을 적극 펼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위로하고 존경해야겠다.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다. 하버드 졸업장 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에 찾아 다시금 새롭게 배운다.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독서를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넓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불과 70여 년 전 전쟁을 겪은 분단국가이자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1세기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근대화가 빠르게 이루어진 근반도, 책을 소중히 여겨 책에서 지식과 지혜를 찾는 데 힘써온 까닭은 아닐까. 그 결과 2021년 7월 2일 우리나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우리나라는 지위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격상됐다.

책을 읽는 것은 자신과 국가와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의 원천을 얻는 것이자, 삶의 길을 더욱 지혜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책이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활자들을 훑는다. 인쇄와 문화, 지식과 책. 그 기나긴 역사를 짚다 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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