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칼럼] AI 기술 발전과 우리 문화의 미래 방향│부길만 출판역사연구회장
[설봉칼럼] AI 기술 발전과 우리 문화의 미래 방향│부길만 출판역사연구회장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3.09.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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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발전과 우리 문화의 미래 방향
 

부 길 만출판역사연구회장前 동원대학교 교수문화재위원
부 길 만
출판역사연구회장
前 동원대학교 교수
문화재위원

최근 챗지피티가 등장하여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챗지피티는 박식한 인간의 언어를 대신한 AI이다. 물론 이 AI는 생각하는 능력은 없고 언어를 생성하는 거대언어모델이다. 그러나 “언어가 사유의 기반”이고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고 주장하는 훔볼트와 하이데거 등의 언어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언어를 생성하는 AI를 단순한 기계로만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인류가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써 오늘날의 문명을 이룩했다고 하는 유발 하라리의 관점에서 볼 때, 인류 역사의 새롭고 거대한 변화라는 예감을 갖게 한다. 이제 인류의 기록문화와 지적․정신적 활동이 전반적으로 새로운 차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AI 시대 우리의 문화와 지식산업의 미래 방향을 살펴본다면, 크게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빅데이터와의 융합 활성화, 둘째, 인문학적 통찰력과 창의적인 편집능력, 셋째, 글로벌 마인드와 세계화이다. 

▶빅데이터와의 융합 활성화

거대해진 데이터 확보로 인하여,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에 따라 정보의 종합 정리 및 지식의 요약, 지식과 지식 사이의 연결을 가능케 하는 챗지피티의 등장이 가능해졌다. 향후 모든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고방식과 방법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문화산업과 교육계에서도 AI를 활용하여 빅데이터와 문화‧예술, 빅데이터와 경영, 빅데이터와 과학 등을 융합함으로써 기존의 문화 창조와 교육을 혁신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문화는 다양성 추구가 그 핵심이기 때문에 건전하고 참신한 융합을 통하여 그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적 통찰력과 창의적인 편집능력

미래는 챗지피티 등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과 AI를 활용할 줄 모르는 사람 사이에 큰 격차가 벌어질 것이고, AI가 못하는 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 각 분야에서 전문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AI가 못하는 것은 첫째, 질문하는 일, 둘째, 기준이나 규칙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인문학적 통찰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의 몫이 될 것이다. 인문학과 기술의 결합을 통하여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어낸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의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내가 소크라테스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내어놓겠다.”

이 말은 인문학에 대한 잡스의 의지를 보여주는 선언이다. 항시 영혼의 고양을 설파한 소크라테스의 본질은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무지의 지(知)’, 그리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신은 인공지능 시대에 모든 문화인과 지식인에게 제일 먼저 요구되는 덕목이다. 

AI가 만들어내는 지식과 정보의 오류 및 가짜뉴스를 찾아내고 유용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따라서 비판력과 사고력, 판단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인문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AI시대이기에 기계나 기술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의 비판적인 눈으로 인간의 본질을 성찰할 수 있는 인문학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또한 선별한 지식과 정보들을 창의적으로 편집·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지금은 나만의 독특한 관점과 방식으로 다양한 지식·정보와 문화콘텐츠를 게이트키핑(Gate Keeping)하고 편집하는 능력이 더욱 중시되는 시대이다. 

▶글로벌 마인드와 세계화

챗지피티의 세계는 그대로 글로벌 세계이다. 챗지피티에게 외국어 실력을 물어보니, 19개 국가의 언어가 가능하다고 열거하며 응답한다. 챗지피티가 해주는 답변은 우리가 원하는 외국어로도 곧바로 번역이 된다. 언어의 한계, 외국어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으며, 바야흐로 세계화의 시대를 실감한다. 

챗지피티에게 인공지능이 발달한 나라를 물어보니, 미국, 중국, 한국이라고 알려준다. 구글에서는 한국어 버전과 일본어 버전이 개발되었고, 향후 40개 언어 버전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어는 전세계 시민들에게 퍼져 나가면서 그 호감도가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학습 유튜브가 많은데, 모두 조회수가 수만 또는 수십만 회를 헤아린다. 백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브도 있다. 또한, 한류 문화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같은 예능 그룹의 유튜브 구독자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수를 크게 넘어섰다. 

빙(Bing)에서 유튜브 구독자 수를 검색하니, 2023년 8월 20일 기준 방탄소년단(BANGTAN TV) 7620만 명, 블랙핑크(BLACKPINK) 9080만 명이라고 한다. 

이처럼 한국어와 일부 예능 그룹이 세계로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 문화예술인이나 지식인들의 국제적 감각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개별 문화인들은 물론이고, 각종 문화 관련 단체 및 시민사회,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정책 담당 주체들은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하여 예능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와 지식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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