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칼럼] 장내 미생물 환경의 중요성│은종원 인제당 한의원 원장
[설봉칼럼] 장내 미생물 환경의 중요성│은종원 인제당 한의원 원장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3.08.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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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 환경의 중요성
 

은 종 원
인제당 한의원 원장

최근에 모든 질병은 장에서 시작된다고 하여 장내 미생물 환경에 주목하고 장을 제2의 뇌라고 까지 말하는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이 등장했다. 그 이유는 장의 미생물이 뇌와 장을 연결하는 신호전달 역할을 해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에는 장내신경계가 있고 뇌에는 뇌신경계가 있어 이 둘을 완전 별개로 보던 관점에서 이제는 장과 뇌가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 마음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약 90%는 장내미생물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역으로 생각하면 장내 미생물이 불균형해지면 우리의 정신건강까지도 무너지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이러한 메커니즘이 밝혀졌는데, 알츠하이머 쥐 모델에게 유익한 장내미생물 균주를 먹이면 인지기능이 훨씬 덜 저하되고 치매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착이 덜 생긴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유전자가 똑같은 쥐 두 마리가 있다. 한 마리는 끊임없이 쳇바퀴를 돌고 있고 한 마리는 마냥 누워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고 이미지를 떠올려 보라. 그 쥐들의 장내세균을 검사해보니 장내세균총의 차이가 완전 반대인 것이 아닌가? 그래서 끊임없이 움직이던 쥐에게 항생제를 주입하여 장내 유익균을 죽이니까 그 쥐도 동기부여를 상실하고 맥이 풀려 그냥 누워서 지내더란 얘기다. 

이처럼 우리의 뇌가 몸을 지배하고 이끌고 사는 것 같았지만, 실상은 장내 미생물이 우리 마음과 행동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빵집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건 밀가루 냄새를 유난히 좋아하는 균이 장에 많아서 그렇다고 설명한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쉽게 이해가 가리라 본다. 

우리 몸의 세포수가 60조인데 장내 세균수가 무려 50조에 이른다고 하니 우리는 또 다른 생명체인 장내세균들과 공존 공생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장내에 훌륭한 미생물 환경을 만드는 것은 건강의 첫걸음이 된다. 

애초에 태아가 산도를 빠져나올 때 엄마의 세균을 받고 장내환경을 그대로 인계받는다고 하니 임신 출산시기의 엄마의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이 아이의 장내 미생물환경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모유를 먹이면 아기의 장내 세균이 모유의 올리고당을 분해하여 혈액 및 장염증과 면역이상을 억제하므로 크론 병, 천식 등의 자가면역 질환이 예방된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장 누수’ 현상인데,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과 약물,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소장의 점막이 얇아져 작은 틈새구멍이 생기게 되면 장속의 유해균이나 음식물 찌꺼기, 곰팡이들이 혈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의 면역 체계인 백혈구가 출동하여 잘못 유입된 이러한 이물질과 혈투를 벌이는 면역활동을 하면서 만성염증을 일으키게 되고 그 결과 건선 습진 아토피 천식 집중력저하 ADHD 등과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약물, 피임약 등을 오남용하면 장내 유익균수가 적어지면서 유해균인 칸디다 균종이 활동하여 주로 피부 점막 소화기관내에 증식하고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버섯류 양배추 참마 양배추 아보카도 청국장 낫또 마늘 등 항산화식품과 유산균, 수용성 식이섬유 등을 꾸준히 섭취하고, 주기적으로 운동하면 좋겠다. 

우리가 늘 먹는 김치 1g에 1억 마리의 유산균이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발효콩과 노니 우담 메밀 등으로 만든 발효선식도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에 좋은데, 3개월 정도 먹으면 장내 유익균이 증가하게 되어 만성변비는 물론 내장지방도 분해되고 지방간 고지혈증 혈당수치도 개선되고 우울증 불면증 등 기분장애에도 일정한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관건은 장이 건강해지면 뇌가 행복해져 동기부여가 일어나고 성공을 위한 열정과 의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생겨난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걸으면서 30분 정도 햇볕을 쬐기만 해도 세로토닌이 만들어지고 한밤중이 되면 멜라토닌으로 변해 깊은 숙면을 취하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다시 말해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지고 장이 건강하면 자가 면역성 질환과 피부질환과 당뇨병 우울증으로부터 해방될 수가 있다고 하니, 장을 살리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살림의 핵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건강살림 TIP
선도수행에서 두뇌와 대칭인 복뇌(腹腦)를 강조해 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 수 있겠다. 장-뇌 축 이론과 세로토닌 건강법을 강조한 이시형 박사의 90세 건강비결을 배워보자. 살짝 익힌 당근과 사과로 만든 주스 마시기, 아침 햇빛 산책하기 20분, 발끝 먼저 닿는 빠른 걷기 20분,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하기, 복식호흡으로 자율신경 조절하기 등 세로토닌 건강법을 참조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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