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문화재단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예술아카데미 문예창작반이 개설되어 내가 강사로 선정되었다. 매주 한 번씩 만나면서 사람들을 알아간다. 그런데 이 일이 무척이나 흥미가 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만나는 장이다 보니 서로 다른 개성을 갖고 만나게 된다.
베풀기를 좋아하는 거유당 한마담이나 자신의 말이 90%는 뻥이라는 송선생님, 얌전하다가도 한마디씩 가볍게 부동산에 대해 일갈하는 김반장님, 명랑 쾌활하고 발랄한 최총무님, 미쿡생활 이야기와 송곳처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조선생님, 애교 넘치고 얌전한 노력가 오선생님, 숨은 실력자이면서 겸손한 이선생님, 지적이고 책을 많이 읽으며 처음 시를 쓴다는 데 수준급인 오한규 선생님, 마지막에 합류한 오세현 선생님까지…….
나도 한마디 거들게 되면서 수업시간은 그야말로 웃음바다가 된다.
나이도 지긋하고 글도 지긋하다. 넉살도 지긋하고 웃음도 지긋하여 만남이 지긋하여져서 허물이 없다. 처음에는 글 쓰는 부담으로 굳어 있던 얼굴이 점점 펴지다가 주름마저 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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