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후보들의 머슴론
6.2 지방선거 후보들의 머슴론
  • 김숙자 기자
  • 승인 2010.05.25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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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당장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나는 아직도 혼란스럽다. 제대로 준비된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누구를 뽑아야 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 후보는 대략 감을 잡았지만 교육감 후보나 교육위원 후보는 다소 생소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각 분야의 후보가 너무 많다보니 누구를 선택할까에 앞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후보들의 생각과 공약의 밑바탕을 아는 것도 우선이지만, 각 후보들을 제대로 알기 위해 철저히 분석을 해야만 제대로 투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선거 때만 되면 “이번에는 제대로 알고 투표를 해야지.” “정말 도정, 시정을 위해 노력하는 깨끗한 인물을 선택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투표일까지도 후보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그동안 거의 같은 취향의 당 색깔만 보고 안일하게 투표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선거일을 그냥 하루를 쉬는 날 정도로만 인식한다. 이렇다보니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쓸 만하다.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있다. “주민들을 위해 머슴이 되겠다”는 후보들의 말을 정말 믿고 싶다. 가장 믿음이 가는 진실 된 후보가 선출돼 다행히 당선된 뒤에도 그들이 부르짖었던 참 머슴의 모습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머슴은 농가에 고용되어 농사뿐만 아니라 주인집의 가사노동까지 담당했던 농촌노동자를 지칭한다. 고려시대에는 용작(傭作), 조선시대에는 고공(雇工)이라 불리던 이들은 대개 주인집에 기거하며 의식주(衣食住)를 제공받는 한편 현품(벼)으로 지급되는 새경(私耕)을 받았다.

농가에서 머슴을 들일 때는 건강한 신체와 농사경험 그리고 우직한 성품을 선정기준으로 삼았다. 노동력이 우선 조건이지만 잔꾀를 부려 농사를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치므로 고지식하고 성실한 자를 선호하였다.

머슴은 집주인인 고주와 인습적. 신분적인 주종관계에 있었으므로 노동에 혹사되기도 하고 차별대우를 받기도 하였다. 급속한 산업화로 머슴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요즘 들어 선거철만 되면 머슴을 자처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오는 6월 2일에는 도지사, 교육감, 시장, 도의원, 교육위원, 시의원을 뽑는 제5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이 자신이야말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상머슴이라며 선거구민들에게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선출직 당선자는 일정급여가 지급되고 있으며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법에 의하여 연봉을 받게 된다. 따라서, 그 재원을 부담하는 지역주민을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후보자들의 “현대판 머슴론”은 일리가 있다.

유권자는 주인이다.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장기판의 졸이나 바둑판의 사석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머슴을 자처하는 후보자들 중에 지연?학연?혈연을 내세워 지지를 부탁하거나, 선구 구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금품?향응을 제공하거나, 상대후보자를 깎아내리기 위해 흑색비방을 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기보다는 잔꾀를 부려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불법행위를 하여 선거분위기를 혼탁하게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농가에서 머슴을 잘못 들이면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것으로 그쳤지만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잘못 선출하면 4년간 지역발전이 저해된다.

유권자는 선거가 혼탁하면 혼탁 할수록 후보자의 면면을 잘 살펴보고 과연 누가 우리지역에 걸 맞는 상머슴의 자질이 있는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투표에 참여하여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주인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이다.  
6.2 지방선거 후보들의 머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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