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과 악담
덕담과 악담
  • 김숙자 기자
  • 승인 2009.02.13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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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사람들은 글로 혹은 말로 덕담을 주고받는다. 덕담이란 누구나 간절히 원하는 소원을 성취하라는 성원을 보내는 친밀감의 표현이다. 그러한 덕담도 표현하기에 따라 의례적 수인사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기 마련이다. 오가다 지인을 만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든가 ‘올해도 건강하세요’ 하는 등 하기 쉽고 듣기에도 싫지 않은 인사를 주고받고는 정겨운 눈빛교환 한번 없이 가던 길을 휑하니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슨 말이나 행동에는 얼마나 진정성이 깃들었느냐에 따라 주고받는 의사전달에 무게감과 정감의 농도차가 크게 마련이다. 이왕 주고받는 인사라면 좀 더 체온이 느껴지는 자세와 표정으로 정중할수록 좋겠고, 진실한 기원과 간절한 축원이 담길수록 인간관계가 돈독해질 것이다. 반대로 이웃 간이나 스쳐지나가는 사람 간에 감정이 촉발되어 다툼이 발전하다보면 험한 말이 오가고 드디어 악담을 퍼붓는 장면을 종종 접하게 된다. 세상인심이 각박하고 심성이 거칠어진 현대사회를 살다보니 어진 인성은 줄어들고 흉폭한 성정만 늘어가는 세상인지라 작은 각축과 충돌에도 악담을 서슴치 않는 세태로 변하여 서로 간 겸양하는 미덕이 부족한 듯하다.
덕담은 듣고 돌아서면 쉽게 잊고 악담은 긴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덕담은 주객 간 진정성과 절실한 기원이 담기지 않으면 의례적인 수사가 되어 쉽게 잊혀지게 마련이다. 악담은 격해진 감정상태에서 상대에 불행해지라는 념원을 담아 뱉어내는 독기서린 표현이기에 상대방은 가슴에 못이 되어 잊을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올해부터는 격한 악담은 입에 담지 않는 우리국민이 되어 덕담으로만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가 진심어린 념원을 담아 ‘부자되세요.’ ‘건강하세요.’ ‘소원성취하여 행복하세요.’ 하고 진지하고 진솔한 덕담이 오고가는 풍습으로 자리 잡는다면 참 좋은 세상이 되리라. 악담이 독기서린 잔상으로 긴 세월 남듯, 덕담도 어짐과 진실과 진정어린 기원으로 축원할 때 우리들 인심은 그만큼 순화되지 않겠는가? 2009년부터는 안하면 몰라도 하려면 정감어린 덕담의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좀 어리석은 공상을 해본다.

2009 원단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장학
                 icbong@hanmail.net 설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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