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조차 하지 않은 유권자를 두려워 해야 한다
투표조차 하지 않은 유권자를 두려워 해야 한다
  • 임정후 기자
  • 승인 2008.04.10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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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가 끝났다. 그 동안 지역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더 신경을 곤두세워온 후보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8대 1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적으로 승리를 차지한 당선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4년 간 지역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당선자의 앞날에 날마다 좋은 일이 있기만을 바란다. 당선자에게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지역과 국가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다시 한번 아낌없이 축하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이제 좋든 싫든 지역과 국가의 미래는 당선자의 일거수일투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당선자는 마냥 승리의 축배를 들고 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총선은 선거 운동 기간 중에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더니, 급기야는 선거가 끝난 지금은 민주주의의 위기까지 들먹이게 만들었다는 것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가장 낮은 투표율이라는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낮은 투표율은 국가의 미래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들먹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른 상황이다.  
  국회의원이 누구인가? 한 나라를 유지해나가는 법을 제정하고, 그 법집행을 감시하는 막강한 권력을 지닌 자리가 아니던가? 한 나라의 법을 제정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지역 대표를 뽑는 투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국민의 대다수가 그야말로 자신의 삶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자신의 삶의 강제적인 구속력을 갖고 있는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든 자신하고는 상관이 없다는 무책임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일수록 사회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대책 없는 불만 세력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내 편으로 만들기 가장 어려운 사람은 불만이 있으면서도 아예 불만조차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안다. 차라리 면전에서 불만이라도 터뜨린 사람은 나중에 그것을 핑계로 화해할 자리라도 만들 수 있지만, 면전에서 아무런 불만도 표현하지 않고 말없이 등을 돌린 사람은 언제 원수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작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는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인 이번 선거는 당선자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사람보다 아예 투표조차 하지 않은 유권자를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주권을 포기하게 만든 것은 바로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심어 놓은 지독한 불신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당선자가 진정으로 성공한 정치인으로 남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주권을 포기한 다수의 유권자들의 가슴에 쌓여 있는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먼저 당선자 스스로 유권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유권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당선자가 유권자의 표를 구할 때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유권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던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표를 구하기 위해 내세웠던 공약은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당선자는 누구보다 먼저 가장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자세로 법을 준수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대다수의 국민이 주권을 포기하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봄날의 아름다운 꽃도 10일을 넘기기가 힘들 듯이 국회의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력의 달콤함은 길어야 4년이다. 그러나 당선자에게 주어진 4년의 권력은 당선자 자신의 삶뿐만이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우리가 당선자의 하루하루가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것은 그것이 당선자뿐만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앞날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시 한번 당선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 모쪼록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투표조차 하지 않은 대다수의 유권자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국정에 임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임정후 기자 skskad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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