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냉소주의와 무관심은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이다
정치 냉소주의와 무관심은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이다
  • 김숙자 기자
  • 승인 2008.04.07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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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나은 점은 무엇일까? 생각을 하고,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동물보다 나은 것일까? 물론 이런 능력들이 동물보다 나은 삶을 누리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곰곰이 따져보면 이러한 능력들은 한 순간에 잘못 쓰여 인간이 동물보다 못한 경계로 떨어뜨리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동물보다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나은 점은 무엇일까?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우리 지역구에는 9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그 중에는 과연 자신이 당선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출마를 한 건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후보도 있다. 후보로 나서려면 결코 만만치 않은 돈이 들 텐데, 당선될 확률이 적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출마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후보자를 볼 때는 적어도 저 사람보다는 내가 더 똑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월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적지 않은 돈을 들여가면서 떨어질 거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출마를 하는 걸까? 물론 좋은 의미로 해석하면 이번 기회만이 아니라 다음, 또 그 다음을 기약하며 자꾸만 자신의 얼굴을 유권자에게 알리기 위한 선거전략의 하나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나중에는 동정표를 얻어서라도 당선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자신이 정말로 당선될 수도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 출마를 강행한 후보자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이 갖고 있는 결정적인 약점 때문이다. 인간은 남의 잘못은 정확하게 보고 지적해낼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의 잘못은 거의 보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라면 욕심에 눈이 멀어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떨어질 것이 분명한 데도 출마를 강행한 후보자들을 무조건 비웃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선거에서 후보자가 많다는 것은 유권자에게 선택의 폭이 넓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로 보았을 때 후보자의 난립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심어주는 부정적인 면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유권자들은 수없이 난립한 고만고만한 후보자들을 보고 자기 우월 의식에 젖어 뽑을 사람이 없다며 선거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후보자들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속에는 은근히 자기 만족을 느끼게 하는 유권자의 우월 의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인간 사회에서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월등히 나은 존재로 설 수 있는 것은 올바른 정치활동을 통해 이상적인 공동체 활동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권자들이 정치 냉소주의나 무관심에 빠져들게 된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스스로를 동물보다 못한 경계로 떨어뜨리는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인 것이다. 이상적인 공동체의 구현은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 사회의 건설로 이루어질 수 있다. 민주주의가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국민들에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 스스로가 참정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곧 스스로 민주사회의 구성원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시민이라면 자신이 후보자들을 향해 보내는 냉소적인 태도는 바로 자신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유권자로서 우월의식에 젖어 후보자들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낼 수 있는 시기는 선거철 한때뿐이지만, 후보자 중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어느 한 순간에 입장을 바꿔 유권자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시기는 무려 4년이라는 긴 세월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자신의 무관심 속에 당선된 국회의원이 나중에 잘못된 정책을 펼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인 자신의 몫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선거 참여가 민주사회를 지향하는 우리 사회의 발전은 물론이요, 유권자 스스로의 권익을 높이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모쪼록 정치적인 동물인 인간으로서, 이상적인 민주사회의 구성원인 유권자로서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icbong@hanmail.net 설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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