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와 도시경쟁력
신청사와 도시경쟁력
  • 김숙자 기자
  • 승인 2008.03.2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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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이천시도 신청사 시대를 개막하였다. 새로운 행정타운 부지에 이미 입주한 경찰서 이외에도 세무서와 문화예술회관도 건설 중이고 문화예술회관은 올해 말이면 준공 된다하니 그야말로 행정 문화 복합타운으로서 앞으로의 역할과 기능을 기대해본다.
지금 세계는, 그로벌 시대의 국가 간의 경쟁에서 이제는 도시간의 경쟁체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미국의 디트로이트시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잃고 떠나간 기업들의 대체 일자리 창출을 만들지 못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여 몰락해가고 있을 때, 이와는 반대로 카지노 산업을 마카오로 빼앗긴 라스베이거스는, 전 세계 기업인들이 각종 회의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최첨단 컨벤션 산업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이와 같이 도시는 과거의 통치수단인 행정구역 개념에서 벗어나,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흥망성쇠의 운명이 걸려 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카타르의 도하」,「스페인의 빌바오」,「미국의 라스베이거스」,「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대한민국의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하나의 도시가 나라 전체를 먹여 살리고, 이는 곧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임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구 수백만의 큰 도시를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인구 30만정도인 『스페인의 빌바오』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일찍이 이 도시는 지난 80년대만 하더라도 쇠락하는 광산 도시였다. 더불어 철강 산업과 조선 산업까지 침체되면서 빌바오 시민들은 위기의식을 갖기 시작했고, 도시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꾸는 일종의 랜드마크, 도시의 새로운 아이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에 빌바오는 장기적으로 문화사업만이 도시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에 빌바오 유치를 신청하게 되었고, 국가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의 건축가 프랑크게리는 상자모양 건물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린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로, 미술관의 소장품보다 미술관 건물 자체가 더 화제가 되는 건축물을 탄생 시켰다. 이로 인해 빌바오시는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연간 4천300억의 경제효과와, 1만 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여 유럽 최고의 문화도시로 탄생되었다.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문화도시에서 관광도시로, 관광도시에서 서비스 산업도시로 경제적 파이가 점점 더 커져 갔고, 이 파이는 다시 주민들에게 돌아가 복지, 의료, 교육 등 주민의 삶의 가치를 더욱 높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는 도시의 운명에 어떤 변화가 닥쳤을 때 기존의 도시가 가졌던 정체성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과거에 연연하면 새로운 도시를 만들 수 없다는, 스스로를 혁신해서 결합시킬 수 있어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모델을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우리의 이천도 『사람들이 살고싶은 매력적인도시, 사람들로 하여금 그 도시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하는 도시』로 탈바꿈 해야겠다. 현재의 각종 규제나 제약에 주저앉지 말고 새로운 이천의 랜드마크를 계획하고, 도시의 아이콘을 만들어 가야겠다. 왜냐하면 현대사회에서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데에는 “도시의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지자체가 질 좋은 교육환경과 수준 높은 의료복지 시스템은 기본으로 추구하고 있으며 도시의 경쟁력과 랜드마크는 지역별로 특성화되어 있다. 우리 이천도 쌀, 도자기, 온천의 고장이라는 과거의 랜드마크에서 안주하지 않고 좀 더 미래지향적인 이천만의 컨텐츠를 만들어 가야겠다.

(주)조이아트 대표이사 이 상 욱
icbong@hanmail.net 설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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