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기획 특집 - 국립한글박물관을 가다
한글날 기획 특집 - 국립한글박물관을 가다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5.10.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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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의의와 다양한 한글체험 활동

한글 탄생 569돌, ‘국립한글박물관’을 가다

 
올해는 자랑스런 우리 글자 한글이 탄생한 지 569돌이 되는 해이다. 1443년(세종 25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창제된 한글은 세종대왕이 백성들의 문자 생활의 불편함을 딱하게 여겨 만든 애민 정신(愛民精神)을 바탕으로 자주정신, 실용정신의 산물로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쳐 창제 3년 후인 1446년(세종 28년)에 반포되었다.

 
처음 만들어질 때에는 모음과 자음 기본글자 28자였는데, 30개를 넘지 않는 자모음만으로 수천 개의 음절을 만들 수도 있으며 누구나 쉽게 배워 쓸 수 있는 실용성 있는 문자이다. 모든 소리를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으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자와 창제 시기가 분명한 문자로 현대 언어학의 관점에서 보아도 손색이 없는 매우 과학적인 제자 원리를 갖추고 있다. 이렇게 한글은 한국어를 적는 완벽한 문자인 동시에 언어사적으로 길이 빛날 독창성과 과학적 원리를 갖추고 있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한글날을 앞두고 찾은 국립한글박물관은 단아한 건물구조가 파란 가을하늘과 잘 어울려 정감을 느끼게 했다. ‘한글놀이터’ 기획전시 개장을 앞두고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임에도 담당 과장님과 학예연구사가 나와 우리 일행을 안내하며 취재에 도움을 주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해 한글날인 2014년 10월 9일 개관했는데 아직까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첫 시작은 2008년 3월 뛰어난 민족문화유산인 한글문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당시 대통령 지시사항에서 출발하였다. 이듬해 12월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 사이에 부지를 확정하고 건축과 준비과정을 거쳐 568돌 한글날을 기념해 처음 문을 열었던 것이다. 건물은 석조 3층으로 지하에는 주차장 시설과 강당이 있으며 1층은 사무공간과 강의실, 2층은 상설전시실과 아름누리, 3층은 기획전시실을 비롯해 한글놀이터와 한글배움터가 자리하고 있다.

 
2층 상설전시실에 들어서자 ‘나랏 말씀이 중국에 달라~’로 시작하는 훈민정음 서문이 새겨진 웅장한 입구와 첨단 시설로 꾸며진 전시 공간이 나왔다. 새로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과 외국인들이 쉽게 한글을 접하고 체험해 볼 수 있게 꾸며져 있다. 현재 한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글문헌 자료는 ‘용비어천가(권1 ~10)’, 조선시대 시조집 ‘청구영언’, ‘정조어필 한글편지첩’ 등인데 근대 이전의 순한글 자료가 실제로 많지 않다는 문학박사인 정호성 연구교육과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한글이 만들어진 지는 오래 되었지만 양반들은 여전히 한자를 주로 사용했고 시조를 지을 때나 규방 아낙네들의 편지글에 한글이 사용되었으며 여전히 많은백성은 문맹이었던 시절이었느니 말이다.

아는 바와 같이 한글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대중화된 것은 한글과 한국어의 아버지로 불리는 주시경(周時經, 1876~1914) 선생의 공적이다. 그의 노력으로 지금 생각해 보면 새삼스럽게 들리겠지만 1894년 한글이 조선의 공식문자로 선언되었고 1907년에 가서야 우리말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국립기구인 ‘국문연구소’가 설립되었다. 한글이란 말을 처음 써 퍼뜨린 주시경 선생은 나라의 독립과 발전의 길이 민중의 개화자강에 있다고 생각하고 ‘독립신문’의 국문판 조필로 활동하면서 ‘독립신문’을 국문전용, 국문 띄어쓰기, 쉬운 국어쓰기로 발간함으로써 민중계몽과 민족문화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의 애국계몽운동의 특징은 국문 전용을 통해 일반 대중과 부녀계층 속으로 들어가 나라사랑과 국어국문에 대한 교육과 사랑을 일깨우고 계몽하는 데 있었으며, 학생들에게는 본격적인 국어국문의 체계를 가르치고 독립사상을 고취하는 것이었다. 그는 일제의 국권 침탈 후에도 ‘국어사전’ 편찬 작업에 착수하고, 1914년에 ‘말의 소리’를 간행하여 국어음운학의 과학적 기초를 확립하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맞춤법의 토대가 된 ‘한글맞춤법통일안’이 나온 것은 그 한참 후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시대인 1933년 조선어학회에 의해서였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학생들의 한글 체험공간으로 적합하게 꾸며놓은 한글박물관에서는 아이들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가나 학예연구사 설명에 따르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이 많다고 한다.

3층 한글배움터 전시실은 한글 자음 모음을 직접 써보고 소리가 나는 원리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발음기관을 통해 나오는 소리의 원리를 대형 컴퓨터화면으로 나타내는데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어린이들의 관심을 끄는 공간은 ‘한글놀이터’인데 569돌 한글날을 맞아 새로 문을 여는 테마는 동요와 함께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체험하는 기획전시 코너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이가나 학예사는 “10월 6일부터 문을 여는 한글놀이터에는 3세대가 부르고 즐길 수 있는 동요를 접맥한 우리말 공부와 4계절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전시실이 준비되어 기대가 크다”고 하였다. ‘소리는 새콤 글은 달콤’이란 근래의 재미난 창작동요로 탐색을 시작해 1980년대 유치원 동요인 ‘씨앗’으로 봄을 느끼고 1950년대 동요 ‘초록바다’와 1930년대 옛동요 ‘산바람 강바람’으로 여름을 즐길 수 있다. 또 가을 체험방에서는 1960년대 동요 ‘가을길’을 마지막 겨울방에서는 1950년대 동요 ‘겨울나무’와 ‘꼬마 눈사람’을 듣고 부르며 오롯이 한 해 체험을 마치는 재미있는 한글놀이터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 90년 역사를 가진 동요와 함께하는 한글놀이터 세트를 돌아보며 국내 유일의 이천 한국동요박물관과 서로 협조하며 한글사랑 정신을 이어가기를 소망한다는 정호성 과장의 제안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한글박물관은 상설전시관 운영을 비롯해 ‘꼴 꼴 꼴 한글 디자인전’을 열고 있으며 한글 관련 각종 체험활동 외에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치고 있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아름다운 한글 손맛글씨 강좌’와 ‘한글누리 책나눔장’, ‘동화구연’, ‘연극놀이’ 등이 있다. 찾아가는 길은 서울지하철 4호선과 경의중앙선 이촌역 2번 출구로 나가면 400m 거리에 있다. 개방은 아침 8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수요일과 토요일은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우리민족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문화유산 한글, 한글날이 들어있는 10월을 맞아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과 함께 국립한글박물관 견학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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