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 김숙자 전무이사
  • 승인 2006.05.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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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 불지위불지(不知爲不知)


“아는 것이 힘이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반면에 어슬프게 알거나 잘못 알면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거나 “아는 게 병이다”는 말들이 그래서 생겨났을 게다.

그러면 아는 것이 무엇일까. 이에 대해 공자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자는 저돌적인 성격으로 좌충우돌하는 제자 자로에게 진정한 앎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겠다면서 아는 것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

“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 불지위불지(不知爲不知), 시지야(是知也) : 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솔직함이 지식의 근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솔직한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오죽하면 소크라테스도 “네 자신을 알라”고 했겠는가. 그 만큼 자신을 안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값을 아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안다면 능력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몸값은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급여가 아니다.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곳에 가면 받을 수 있는 급여”로서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객관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이를 기회임금(opportunity wage)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기회임금을 알면 스스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사오정 오륙도가 두렵지 않다.

지식사회에서는 자신을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는 지식근로자의 정의 속에 잘 나타나 있다. 지식은 대학교수나 박사들이 갖고 있는 학문으로서의 지식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지식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식근로자는 피터 드러커 교수가 정의했듯이 “자신의 업무를 끊임없이 개선?개발?혁신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사람”을 말한다.

지시근로자는 애직심(愛職心)과 직결된다. 우리는 애국심이나 애사심을 많이 강조해 왔으나 애직심에 대해서는 개념이 약하거나 거의 없는 편이다. 애직심은 자신의 업무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신의 일을 대충하는 사람은 애직심이 없는 사람이다. 아니 자신의 업무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을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이유를 애직심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한 분야를 정신없이 파다보면 남의 일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일을 대충하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남을 쉽게 비판하게 된다. 우리는 나라 걱정을 많이 한다. 물론 애국심이나 애사심이 중요하다. 그러나 애직심이 뒷받침되지 않은 애국심은 나라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남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상사, 부하, 아내, 남편, 자녀,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LMI리더십 16주 과정을 마친후 수료식 때 참가소감문을 듣는 순서가 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20년 이상 같은 직장에 다녔는데도 일로만 만나다 보니 생각이나 가족 관계 등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교육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고 고백한다.

자기 자신, 자신의 업무, 주위 사람들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이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 된다. 그렇지 않고 잘 안다고 생각하면 자기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첫걸음이 바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을 냉철하게 알아 가야 한다.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도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질문해야 한다. 부하직원한테도 “잘 모르겠는데 좀 가르쳐 주지”라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식사회에서는 매일 매일 지식과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현대인은 근본적으로 모르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知之爲知之와 不知爲不知”정신은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기본자세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나아가 인생을 더욱 겸손하고 재미있고 여유있게 살아가는 비결이기도 하다.


인간개발연구원 자료제공
김숙자 기자 icks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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