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특별한 한국이야기
그녀들의 특별한 한국이야기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3.07.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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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원어민 교사, 조지아·에밀리·델라와 만나다

호기심과 열정으로 한국 학생들을 지도, 틈틈이 한국 문화체험 매력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 이천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그녀들을 만났다.

미국 위스콘신 주의 작은 도시 애플턴(Appleton) 출신인 조지아(Georgia Adkins), 에밀리(Emily Boyd)는 학창시절부터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였다.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신청해서 이천으로 오게 되었다. 조지아는 효양고등학교와 사동중학교에서, 에밀리는 신하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델라(Dela Gwala)는 마장중·고등학교에 근무 중이다.

조지아는 이천생활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8만 명이 조금 못되는 미국의 시골에 살다가, 활기가 넘치면서도 대도시처럼 붐비지 않고 아기자기한 시내와 논, 밭이 펼쳐지는 시외지역이 조화를 이룬 이천을 누비고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년 9월에 한국에 와서 10개월을 지내며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친구들과 한국 각 지역을 여행 다녔다. 조지아는 일주일에 18학급을 한국인교사와 함께 가르치고, 일주일의 이틀 정도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학생들과 자유회화 시간을 갖는다. 많은 학급을 맡아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학생들을 깊이 이해하고 소통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늘 아쉽다.

에밀리는 초등학교 3학년~6학년 수업을 한국인교사와 가르치는 수업과, 다른 교사의 도움 없이 그야말로 ‘원어수업’을 진행한다. 어린 학생들에게 의사를 전달하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데, 가끔은 학생들이 에밀리의 표정만 보고 뜻을 기가 막히게 알아맞힌다.

델라는 한국 학교에서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 ‘오리걸음’, ‘팔굽혀펴기’등 벌칙을 주는 광경이 매번 너무 웃겨서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외국에서는 학생이 문제가 있는 경우, 개인적으로 학부모를 호출하거나 교장 등 학교 교사와의 면담이 있는데, 한국은 바로 현장에서 공개적인 벌칙을 주어 주위학생들의 수업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것 같다. 델라는 학생들이 “쌤~!”하고 부르는 게, 꼭 영어로 “Sam~!”하고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 가장 귀엽고, 정겹다고 했다.

조지아와 에밀리는 경기도 교육청에서 마련한 원어민교사들의 한국여행에 가서 ‘난타’ 공연을 관람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제 한국에 온지 3개월째에 접어드는 델라는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 곳곳을 여행하고, 문화를 체험하며 이해해갈 생각이다. 세 명의 원어민 교사는 한국음식을 너무 사랑한다며, 조지아는 삼겹살, 에밀리는 김치찌개, 델라는 불고기와 비빔밥을 최고로 꼽았다. 이제 곧 시작되는 여름방학에 조지아는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가 가족, 친구들과 만날 계획을, 에밀리는 호주에 있는 친구를 방문해서 신나게 놀 계획을, 델라는 가까운 일본의 음악축제에 참가해서 그간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생각이다.

학기 중에는 바쁜 수업 일정 때문에, 주말에는 친구들과 한국의 곳곳을 여행하느라 한국어 배울 시간이 없었지만, 한국에 있는 동안 차근차근 배워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먼 곳에서 호기심과 열정으로 한국을 찾은 그들이 영어 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관과 문화를 한국 학생들에게 전해주며 정을 키워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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