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립 월전미술관, 월전 탄생 100주년 행사에 부쳐
이천시립 월전미술관, 월전 탄생 100주년 행사에 부쳐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2.06.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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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설봉공원, 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에서 월전 탄생 100주년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이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뜻 깊은 행사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이것을 계기로 이천시가 예술의 도시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보고자 한다. 예술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뛰어난 점은 예술적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예술적 활동은 인간의 창의적인 능력을 더욱 발달시켰고, 그것은 인간이 끊임없이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동물들이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아등바등할 때 인간은 동굴 속에 그림을 그리며 예술 활동을 했다. 인류가 문자생활을 하기도 전인 선사시대에 야생동물 그림을 그린 것은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행동을 뛰어넘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영적인 활동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곧 인류가 본격적으로 영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함으로써 오늘날 거대 문명을 이루는데 초석을 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지나친 현대 문명이 불러 일으키는 부작용이 드러나는 현실에서 이 한계를 극복하는데 미술교육이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한 나라가 큰 힘을 발휘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예술이 전성기를 이루었다. 이것은 곧 예술이 살아 있는 나라는 큰 힘을 발휘하지만, 이와 반대로 예술이 죽어 있는 나라는 결국 힘 있는 나라에 지배를 받거나 종속적인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현재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점점 뒷전으로 처지는 예술정책을 접할 때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우리의 미래가 읽혀져서 걱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미래 사회의 인류는 어쩌면 인류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로봇과 공존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지도 모른다. 현재 학습의 일차적 목표로 이뤄지고 있는 지식습득은 로봇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무의미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인류의 두뇌에 인공지능칩을 장착만 하면 웬만한 지식은 금세 검색 가능하기 때문에 지식습득 차원의 교육 방식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입시 위주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국어, 영어, 수학 공부만이 만사가 되어가면서 미술교육은 전공을 꿈꾸는 아이들이 아니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교육 영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던가?

그런 점에서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의 주인공인 월전 선생의 탄생 백주년 행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월전미술관에는 1500여 점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데, 그 예술적 가치는 물론 금액으로 따질 수 없겠지만, 그래도 미술의 문외한들을 위해서 굳이 금액으로 산정한다면 2억 원 이상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이천시민 중에 월전 선생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면 결코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월전 선생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함과 동시에 창의적인 사고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월전미술관 행사에 참여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2005년 작고한 월전 장우성 선생은 전통 문인화를 계승하여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예술 세계를 펼친 20세가 한국화의 대표적인 작가다. 그의 예술 세계를 접하는 것은 곧 한국적인 창의력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한다. 행사가 끝나기 하루 전인 7월 7일에는 이천아트홀에서 100주년 행사를 기념하는 음악회가 열릴 계획이라고 하니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특히 예술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방문해 봄으로써 예술을 향유하는 여유를 즐김과 동시에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모쪼록 월전 선생의 백주년 행사에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이런 경사가 소수의 몇몇 사람들의 향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천시민 모두가 만끽할 수 있는 예술의 향연이 되도록 더욱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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