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유권자가 되자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유권자가 되자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2.03.2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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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자신에게는 관대하며 타인에게는 인색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타인의 잘못은 잘 짚어내면서 정작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을 보인다. 이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행동을 스스럼 없이 행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또 선거철이니까 정치인을 비판하는 소리라고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정치인이 아니라 그런 정치인을 양산하는 유권자의 태도에 대해서 점검해 보고자 한다. 이 땅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유권자이기 때문에 과연 정치인을 욕할 자격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 놈이 그 놈이라고 양비론을 펼치거나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내세우며 견해가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유권자도 결코 욕을 먹는 정치인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총선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인색한 사람들이 선거철만 되면 굽신거리느라 만만해진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상대로 유권자들이 어쩌고 저쩌고 평가하는 소리가 난무하고 있다. 한번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면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인들을 평가하는 유권자들이 선거 한철 펼치는 특권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정치인들의 치부는 유권자들이 씹어 대기에 아주 좋은 안주거리가 되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여당과 야당 모두 국회의원 후보자를 선출했다. 정당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정당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득표율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간혹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자가 당선된 경우도 많이 있지만, 대개 정당에 속한 후보자가 당선된 사례가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한다.

따라서 지역에 따라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그것이 곧 국회의원의 지위를 획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인기 있는 정당에 공천을 받으려고 후보자들이 갖은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 정책은 정당에 의해 펼쳐진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이 쉽게 정당 정책을 살펴보고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면이 강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에서 돈거래가 오가거나, 정당 정책과는 관계없이 공천을 신청했다가 자신이 원하는 정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철새처럼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후보자 때문에 유권자는 자칫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정당이 마음에 들지만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후보자는 마음에 들지만 정당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이도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자들 때문에 굳이 투표장까지 힘들게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하는 유권자들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기 전에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인터넷과 핸드폰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이것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이 더 눈에 띄고 있다. 어떻게든지 선거에서 이기려는 후보자들이 근거 없이 상대방에 대한 비방을 쏟아 붓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어느 한 사람도 하자 없는 후보자가 없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양비론에 빠져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 중에 한 방법이라며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시키는 경우가 많다.

투표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일 뿐만 아니라 의무이다. 자신의 투표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아는 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인의 자질은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성숙한 민주시민이라면 투표권이 있기 때문에 투표장을 떠난 자리에서 정치인을 불신하거나 욕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문제는 스스로 민주시민의 지위를 포기한 유권자들이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양비론에 빠져 투표를 포기하거나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투표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모쪼록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이라면 무엇보다 먼저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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