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진 이천시검도회장 인터뷰
윤두진 이천시검도회장 인터뷰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2.03.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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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정신과 인체는 자신을 지키고 국가를 발전 시킨다”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기사가 매일같이 뉴스와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성적 위주의 교육이 우선시되는 우리나라 교육현장의 현실과 관련이 깊다. 청소년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데 대부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상대적으로 정신적인 가치에 대한 훈육이 뒷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교권이 이전에 비해 많이 약화되어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학생들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고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수용·방임적인 태도는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학교폭력이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로 떠오르는 요즘, 신체단련과 함께 정신수양을 목표로 하는 도장들이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윤두진 이천시검도회 회장(53, 이천검도관 관장)을 만나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검도에 다가가 보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천시민들께 간단한 인사말씀

안녕하십니까. 이천시검도회장과 이천검도관 관장을 맡고 있는 윤두진입니다. 아마도 검도라는 종목이 시민여러분께는 다소 생소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시민여러분께 검도에 대해 널리 알리고, 또한 함께 수련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검도란 어떤 무예입니까?

검도란 ‘칼의 역학적 원리를 응용하여 겨루기를 행하며, 정해진 경기·심판규칙에 의해 승패를 가르는 격투기적 개인경기’입니다. 교예(敎藝)와 경기의 구분에 따라 칼(刀·劍·木刀·竹刀)은 구별하여 사용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검도가 일본 것이라고 생각하여 백안시하거나 기피하려 들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 검도인들은 ‘일본이 검도를 스포츠로 개발한 것은 그들의 자랑이요, 그 뿌리가 우리에게 있음은 우리의 긍지’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현대의 검도경기가 시작된 것은 불과 100여 년 전 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어렵던 일제치하 시절에서도 그 맥을 이어 오늘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검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정착하지 못한 만큼, 보다 건전하고 가치 있는 체육경기로 활성화시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 검도수련에서 중요시하는 가치와 효과는 무엇입니까?

검도는 첫째로 ‘예의’를 중요시 합니다. 검도에서 예의를 잃으면 오직 칼을 사용하는 투쟁만이 강조될 수 있으니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둘째로 신의를 지키는 것을 강조합니다. 칼은 올바른 일을 위하여 쓰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활인검(活人劍)입니다. 부당한 것을 없애고 믿음으로 사귀며 헌신적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인간이 되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려면 수련을 통하여 힘과 기량을 기르며, 어려움을 참고 이를 이겨내는 것을 보람과 즐거움으로 삼아야 합니다. 검도에는 모서(冒暑)훈련과 모한(冒寒)훈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름에 가장 더울 때와 겨울에 가장 추울 때의 며칠간 행하는 훈련으로 극한의 상황에서 ‘참을성’으로 자기 자신을 이기는 훈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천시검도회와 이천검도관의 활동내역은?

이천검도회원 및 이천검도관원 등으로 이루어진 이천시 선수단은 각종 선수권대회 및 생활체육대회에 출전하여 2009년 경기도연합회장기 생활체육검도대회 종합우승, 2010년 경기도 도민체전 2위, 2011년 경기도 도민체전 3위, 같은 해 경기도 생활체육 대축전 종합우승 등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이천시검도회에서는 매년 10월 ‘이천시검도회장기 청소년 검도대회’ 주관하고 있으며, 월 1회 하이닉스 등 각 직장 검도동아리 회원들을 모아 합동연무를 주선하고 있습니다.

 

▶ 부자(父子)가 함께 검도를 하고 계신데, 가족과 함께하는 검도가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검도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흔히 검도를 “3대가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저 또한 검도를 시작할 무렵 ‘자식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현재 그 바람대로 아들(윤홍일, 24)은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에 진학하여 검도수련에 매진하고 있으며 자주 함께 ‘양보 없는’ 대련을 하곤 합니다. 아들이 커가면서 체력과 실력이 점점 좋아져 이제는 아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고작입니다. 아들의 검도실력이 저를 넘어설 때는 분함보다 자식의 성장에 대한 뿌듯함이 더 큽니다. 아들 또한 아버지를 넘어섰을 때 아버지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우리 부자는 검을 맞대고 검으로 이야기 하며 검으로 정을 나눕니다. 어찌 보면 저에게 ‘검도애(劍道愛)’는 즉 ‘가족애(家族愛)’이기도 한 것입니다.

 

▶ 실버사회에서 검도의 전망

이천시 검도 선수단의 여성부는 타 시·군에 비해 높은 연령대(40~60세)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렇듯 검도는 ‘성실함’만 있다면 고령의 나이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흔히 검도를 격렬한 운동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연습 상대의 연령대만 맞는다면 얼마든지 연습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검도는 ‘힘’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근력이 약화되는 노년에도 충분히 수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검도계의 선생님들은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면으로 볼 때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요즘, 검도가 ‘실버스포츠’로서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천시민들께 당부의 말씀

요즘 청소년들은 공부만을 강요받는 환경에 처해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창 신체의 발달과 기능이 두드러지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책상 앞에서만 보내게 되어 학생들 개인의 체력약화가 걱정스러운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검도계의 후진양성에도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 검도를 시작하는 사람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수련해온 사람을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 만큼, 우리의 자녀들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갖출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 검도계에 뛰어난 인재를 낳을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골프 등 ‘편한 운동’을 선호하는 요즘 검도를 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검도의 맥’을 이어주는 이천시검도회 임원들에게 언제나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80세 까지 호구(護具)입는 사람이 되자”고 나눴던 약속, 끝까지 간직하길 바랍니다.

 

☎대한검도회공인도장 이천검도관(관장 윤두진) (031)634-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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