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수련관 건립에 박수를 보내며
청소년 수련관 건립에 박수를 보내며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2.01.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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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다운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이성이란 사물을 옳게 판단하고 진실과 거짓, 착함과 악함, 아름다움과 추함 등을 식별하는 능력으로 인간을 동물과 구분 짓게 하는 것을 말한다. 감성이란 오관을 통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 보고, 감촉으로 느끼는 감정적인 능력을 말한다. 이성과 조화를 이룬 감성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 가지만, 이성이 배제된 감성은 간혹 인간을 감정적인 동물로 전락시키기도 한다.

요즘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이나 따돌림 현상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학생들이 속출하자 가해학생을 처벌하는 정책들이 남발하고 있다. 처벌 수위를 강화해서 학교에 경찰을 상주하게 해야 한다는 발언에서부터 학생기록부에 가해 사실을 명시해서 입시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상까지, 그야말로 이성적인 사고는 찾아 볼 수 없고 오로지 감정적인 대응만이 난무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우리의 교육현실이 더욱 암담하기만 하다. 가해학생을 범죄자 취급하며 그들을 사회에서 격리해야만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어른들의 사고방식이 감정으로만 치닫고 있어 가슴이 섬뜩할 때도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고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가 앞쪽뇌(전두엽)라고 한다. 앞쪽뇌는 도덕이나 양심에 따라 상황을 논리적으로 판단하게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스물 살 때까지 끊임없이 발전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스무 살 때까지 감정 교육을 잘 받은 학생은 앞쪽뇌가 원만하게 형성되면서 이성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스무 살 때까지 감정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앞쪽뇌에 이상이 생기거나 원만하게 발전하지 못하면 감정적인 판단을 앞세우는 사람으로 굳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은 일반적으로 스무 살이 되기까지는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정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뇌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무 살이 되기 전에는 이성적인 판단을 강요하는 교육보다는 감정적인 판단을 잘 다룰 줄 아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예를 든다면 청소년의 뇌는 술에 취한 어른의 뇌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술 취한 사람에게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봤자 오히려 감정만 북돋을 뿐이다. 따라서 술 취한 사람이 감정을 부릴 때는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지켜보면서 술이 깰 때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이 감정적인 행동을 할 때는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폭력을 휘두르거나 죄의식 없이 따돌림을 자행하는 것은 극히 감정적인 행동들이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이성적인 행동을 강요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한다는 것은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그런 아이들을 아예 사형시켜 사회적으로 영원히 격리시킬 수 있다면 몰라도, 현실적으로 감옥에 다녀온 상처만 안게 되는 아이들한테 앞쪽뇌의 올바른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게 되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양산되었을 때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나치게 입시위주로 변질된 학교교육은 아이들의 앞쪽뇌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오히려 아이들을 더욱 감정적인 동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천시에서 시민회관을 청소년회관으로 건립한 것은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 일이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청소년 교육은 이성적인 교육만으로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가 있다. 옳고 그름을 이론적으로 판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울리고 부대끼며 더불어 사는 삶이 궁극적으로는 자신에게도 더 큰 행복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청소년회관의 건립은 단순히 청소년 광장을 열어 주었다는 의미만을 갖고 있지 않다. 우리 어른들이 청소년 문제를 학교교육에만 맡겨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청소년회관의 건립을 바탕으로 청소년 문제는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앞으로 청소년회관의 프로그램들이 청소년의 앞쪽뇌의 발전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들로 채워져 경쟁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이 알찬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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