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숙성으로 조상의 얼이 깃든 전통 장류 계승하는 ‘석촌골’
자연숙성으로 조상의 얼이 깃든 전통 장류 계승하는 ‘석촌골’
  • 임정후 기자
  • 승인 2010.12.30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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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과 인내로 우리 전통음식 맛의 근간을 지켜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슬로푸드 운동은 패스트푸드에 반대 개념으로 좋은 식재료와 안전한 음식으로 올바른 식생활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일어난 운동이다. 즉 진정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잘 먹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의미한다. 한국 고유의 전통식품이자 발효식품인 된장, 청국장, 고추장, 간장 등의 전통장류는 대표적인 슬로푸드로 한국인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고 있다. 젖산균, 효모 등 미생물의 작용으로 분해되고 새로운 성분이 합성돼 영양가가 향상되며 기호성 ·저장성이 우수해지는 발효식품의 장점을 지니고 오랜 시간동안 한국 식생활의 기본이며 근간이 되고 있는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을 전통을 지켜가며 만드는 석촌골전통장을 찾았다.

쌀문화축제에서 우연히 시작된 석촌골
이천시 호법면 송갈2리에 위치한 석촌골전통장(대표 이복순)은 2006년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장으로 선정돼 30평 규모로 콩발효실, 장류가공실, 완제품저장실을 비롯해 장독대, 사무실, 농산물건조기, 포장기 등의 각종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이순흥(57)·이복순(55)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이용해 전통성을 잃지 않고 바른 먹거리를 제조하며 수많은 가정의 건강과 입맛을 책임지고 있다.
“쌀문화축제에서 우연히 팔게된 청국장이 지금의 석촌골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복순 대표가 석촌골장류사업장 문을 연 데는 이천쌀문화축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1999년 이천쌀문화축제가 처음 시작할 때 각 면마다 농산물을 판매해야했고 당시 호법면생활개선회장을 맡고 있던 이복순 대표는 집에 묵은 콩 4말로 청국장을 만들어 팔게 됐다. 하루에 한말씩만 팔아도 성공이라고 예상했던 것이 이틀 만에 모두 동이 났다. 당시 청국장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뒀는데 쌀문화축제가 끝난 후 청국장을 사간 고객들의 재주문 전화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후로 매년 쌀문화축제에서 청국장을 판매했고 또 다시 고객들의 재구매가 시작되며 고정고객들이 생겨났다. 고객들의 요구로 청국장만 판매하던 것에서 된장, 고추장, 간장 등 다양한 장류를 생산하게 됐다. 10년간 쌀문화축제 부스판매와 전화주문으로 장을 판매하다가 4년 전 본격적으로 석촌골전통장을 시작하며 부업이 아닌 본업으로 발전해 2010년 4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농촌의 부가가치를 창출과 소비자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기다림의 미학, 전통장류
“장을 만들면 만들수록 조상의 얼이 깃든 지혜에 감탄하게 됩니다. 더디면 더딜수록 깊은 맛을 내는 장은 기다림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는 훌륭한 식품입니다” 이복순 대표의 말처럼 전통장류는 기다림과 인내로 우리 전통음식 맛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간장과 된장은 콩으로 담근 발효식품으로 음식 맛을 내는 중요한 조미료다. 늦가을에 콩을 삶아 메주를 빚은 후 따뜻한 곳에 곰팡이를 충분히 띄워서 말려 두었다가 음력 정월 이후 소금물에 넣어 장을 담근다. 장류 중 가장 빨리 먹을 수 있는 청국장은 콩을 통째로 발효시켜 그대로 먹으므로 영양 손실이 적고 구수한 맛을 자랑한다. 고추장은 단맛, 감칠맛, 매운맛, 짠맛이 조화를 이룬 복합 조미료이자 기호식품이다.
“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장을 맛있게 담그냐고 물으면 기다림과 인내라고 대답합니다. 좋은 콩으로 만든 메주의 발효 정도와 소금의 비율이 장맛을 결정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성과 기다림입니다” 사업장 마당 앞에 끝없이 펼쳐진 200여개의 장독대에 눈과 비, 햇빛과 바람에 자연숙성 시켜 긴긴 시간을 기다림과 인내로 키워낸 장맛이 석촌골만의 맛의 비결이다. 시어머니께 전수받은 그대로 재래방식을 지켜내며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성을 잃지 않는 것이 이대표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때문에 석촌골전통장은 1년 이상 숙성된 고추장, 3년 이상 숙성된 된장, 10년 이상 숙성된 간장을 판매한다.
자연숙성을 원칙으로 정성이 가득담긴 장을 생산하는 이복순 대표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01년 이천시장상을 필두로 2003년 농림부장관상, 2006년 한국농업대학 최고경영자 과정 농산가공전공 청국장 우수논문상, 2007년 국무총리상, 2007년 이천시 농업인대상, 2010 이천시의회의장상을 수상했다.
“한 숟가락을 뜨더라도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야죠. 제가 정성을 다해 만든 장이 가정의 밥상 한가운데 놓여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깁니다”

석촌골 제품소개
14년 전 청국장 판매로 시작한 석촌골전통장은 현재 메주, 메주가루,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분말청국장 등 다양한 장류를 생산하고 있다.
쌀문화축제 등 지역행사 부스판매와 전화주문이 판매의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천 하나로마트, 이천휴게소에서도 구입 가능하다. 또한 방문구매와 석촌골전통장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주문도 가능하다.
메주는 7.2 kg에 100,000원이며 메주가루는 1kg에 18,000원이다. 된장 1kg 10,000원, 간장  0.9L 15,000원, 고추장 1kg 20,000원, 청국장 500g 5,000원, 분말청국장 400g 1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고추장, 청국장, 된장, 간장으로 구성된 장모님선물세트는 39,000원으로 명절선물세트로 각광 받고 있다.

석촌골 체험프로그램과 향후계획
석촌골전통장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고객들에 제공하고 있다. 장 담그기를 비롯해 두부 만들기, 김장김치 담그기, 볏섬만두 만들기를 진행 중이다.
“처음엔 장 담그기 체험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자신 있게 선보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 담그기 체험은 직접 메주 만들기와 장류 담그며 체험과 동시에 만든 장을 담아갈 수 있어 반응이 좋다. 학생, 도시소비자, 이주외국인 등 남녀노소국적불문하고 체험 가능하다.
볏섬만두는 정월 열나흘 아침에 먹던 음식으로 한해가 시작되는 정월에 풍년을 기원하며 먹던 전통음식이다. 5가지 소원을 만두 속에 넣어 빚는 정성이 깃든 음식으로 만두 속은 김치가 아닌 묵은 나물로 만들며 작은 만두를 5개 만든 후 만두피를 크게 빚어 작은 만두 5개를 싸서 달라 붙지 않고 하나하나 잘 열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지닌 잊혀져가는 이천의 향토 음식이다. 볏섬만두체험은 KBS 6시 내고향, MBC 공감! 특별한 세상에 소개된 바 있다.
“앞으로도 전통성을 잃지 않고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며 석촌골전통장을 꾸려나가겠습니다. 남편과 둘이 운영하는 만큼 큰 욕심내지 않고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힘 닿는데까지 노력할 계획입니다.” 올해 옹기모양으로 제품용기와 포장지를 재정비한 만큼 내년에 더 자신있게 석촌골전통장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한 숟가락만 먹어도 건강해지는 장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이순흥·이복순 부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한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면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믿을 수 있는 장을 생산하는 석촌골전통장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031) 632-9540
김숙자 발행인 / 손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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