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맛을 만드는 사람들… 서경들 전통장류 영농조합법인
그리운 맛을 만드는 사람들… 서경들 전통장류 영농조합법인
  • 임정후 기자
  • 승인 2010.12.02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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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옥한 땅에서 직접 재배한 100%무공해 콩이 최고의 맛의 비결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매일 새로운 것이 범람하는 요즘, 웰빙과 슬로푸드의 바람을 타고 고향의 맛과 어머니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붙잡고 싶은 그리운 맛을 만드는 따뜻한 사람들, 서경들 전통장류 영농조합법인을 찾아 친환경 제품으로 웰빙식단을 채워가는 진실한 이들을 만나보았다.

‘서경들’ 10년을 말하다
이천시 모가면 서경리에 위치한 서경들 영농조합법인은 메주, 된장, 간장, 청국장, 고추장 등 전통장류를 생산하는 곳이다. 1992년 농촌여성들의 경제적 지위향상과 농촌정착의지를 고취시키는 농촌여성 일감 갖기 사업을 통해 부녀회 사업으로 시작해 처음엔 콩을 재배하여 팔던 것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을 모색하다가 메주를 만들고 장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나며 일의 양이 많아졌고 부녀회의 사업으로는 일이 벅찼다. 결국 2000년 1월 5일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법인 참여자는 김종섭(58), 김금봉(54), 한양희(51), 박순임(49), 장인숙(61) 다섯으로 각자의 농사를 지으면서 농외사업으로 서경들 전통장류를 생산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농외사업이 아닌 주 사업으로 발전했다.

서경들 전통장류 맛의 비결
서경들 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든 전통장류는 이천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도로 생산된 제품으로 서경들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순수 우리 콩으로 만든 전통 재래장이다. 매년 11월에 메주를 쑤어 자연 발효시켜 햇볕에 말린 다음 깨끗한 소금물에 40일간 띄웠다가 메주와 간장을 분리시켜 여섯 달 이상 숙성시킨 무방부제 제품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장류를 생산한다.
서경들 전통장류의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양희 대표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짓는 비옥한 땅에서 직접 재배한 100%무공해 콩으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비결이고 두번째는 “방부제 등의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무방부제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경들 전통장류 제품엔 방부제나 인위적 효모가 들어있지 않다. 오로지 천연효모로 만든 제품이어서 운반 보관이 어려워 수출에 많은 애로사항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더 자부심을 느낀다. 김종섭 대표는 “인위적 효모를 넣으면 수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는 서경들만의 철학을 깨면서까지 수출에 힘쓰고 싶진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수출을 하게 되면 대규모작업장에서 물량을 계속 공급해야하지만 수작업으로는 끊임없이 물량을 공급하기 힘들다. “무모한 일을 벌이기보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우리콩과 우리 농산물을 지켜가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김대표의 말에서 전통유지에 대한 고집을 엿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그리워하는 맛을 진실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만드는 만큼 고정 소비자도 점점 늘고 있다. 판매처는 하나로마트(이천하나로, 신둔, 모가, 부발, 장호원, 마장, 창전), 메이필드호텔, 덕평휴게소, 이천휴게소를 비롯해 여러 식당에 납품하고 있다. 판매는 전화주문(031-632-5678)으로도 이루어진다.

신제품에 도전하는 서경들
서경들 전통장류영농조합법인은 앞으로 신제품 출시를 위해 노력중이다. 전통장류에 이어 장아찌를 상품화하기 위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무, 참외, 오이, 깻잎 등 다양한 종류의 장아찌를 연구 중인데 전통적인 맛을 내는 것에 비중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서경들전통장류에 이은 후속작 서경들 전통장아찌로 구수한 밥상이 가득 채워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슬로푸드마을 서경들의 비전
마을공동사업장으로 시작했던 만큼 서경들 영농조합법인이 위치한 서경들 마을은 마을농가들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체험학습을 진행 중이다. 150여 세대 약 500여명이 모여 사는 이곳은 마을사람들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 농촌마을로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슬로푸드 마을로 선정되어 전통장류 생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슬로푸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계절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장 만들기, 메주 만들기, 두부만들기 등 도시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즐거움과 믿음을 동시에 주고 있다. 2010년 현재까지 약 1000여명의 체험객이 다녀갔다. 김종섭 대표는 체험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천농촌체험관광을 전담 운영할 민간조직인 ‘이천농촌나들이’의 초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천농촌나들이는 이천시 관내의 체험마을의 대표들이 농촌관광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이천을 농촌관광의 중심지로 육성하자는 결의로 조직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 홍보 활동과 마케팅을 적극 전개하며 이천의 농촌체험마을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서경들마을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서경들 마을은 매 계절마다 찾아오는 방문객과 체험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가장 대표적인 체험인 전통장 만들기를 비롯해 전통주 만들기, 떡메치기, 농사체험과 아이들을 위한 미니메주만들기 체험이 있다. 또한 각 계절의 특성에 따라 다채로운 체험이 준비돼있다.
전통장 만들기는 직접 재배한 콩을 원료로 하여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장을 직접 만들며 제조과정을 배운다. 전통주 담그기 체험은 서경들의 좋은 쌀과 깨끗한 물로 마을의 특화산업인 맑은 술을 빚을 수 있는 체험이다. 미니메주 만들기와 세끼꼬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장식용 미니 메주를 만든 후에 선조들의 세끼꼬는 방법을 익혀 메주에 장식하는 프로그램이다. 떡메치기는 갓 쪄낸 이천찹쌀을 떡판에 올려놓고 직접 떡을 쳐서 콩가루에 버무려 인절미를 만들어 먹는 체험이며 농사체험은 서경들 마을의 주 농작물인 콩을 가지고 타작도 해보고 콩을 구워 먹으며 선조들의 어린추억을 재현해보는 재미와 교육적의미가 함께하는 체험활동이다.
계절 프로그램으로 3월에는 장 담그기와 인절미 만들기가 준비돼있고 4~5월 달에는 딸기 따기, 모내기체험을 할 수 있다. 6~7월에는 감자를 캐고 구워먹는 체험이 준비돼있으며 7~8월은 미꾸라지 잡기, 복숭아 따기, 옥수수 따고 구워먹는 체험을 할 수 있다.  9~10월 달에는 고구마 캐기, 콩 타작하고 콩 굽는 활동이 준비돼있다. 손 두부 만들기 4계절 내내 체험가능하다.

김숙자 발행인 / 손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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