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 어산 박철순 도예명인
인터뷰 I 어산 박철순 도예명인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3.04.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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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그릇을 찾아서”
 

어산 박철순 도예명인이 ‘2023 K-STAR 한국을 빛낸 사람들, 공예부문 도예공예(도자기) 명인대상’을 수상했다. 1986년 도자에 입문한 어산 박철순 명인은 도예 중에서도 ‘정호다완’에 주목하며 진실하고 청아한 작품세계를 펼쳐 나가고 있다. 조선벽자·조선다완의 어산 박철순 명인을 지난 4일 작업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숙자 발행인/김문수 기자

 

■ 도예공예명인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어산 박철순입니다. 이천에서 살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이천시를 대표하여 명인상을 받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 정호다완이란 무엇인지요?

정호다완은 차를 담는 다완으로, 막사발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서는 문화와 정신을 담은 그릇입니다. 그리고 깨우침의 그릇이자 진리의 그릇입니다. 

다완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흙이 중요한데, 카오린 한 가지로 이루어진 흙으로 빚어야 합니다. 저는 남해안의 경남 하동에서부터 진해 지역까지 약 15년을 돌아다니면서 이 흙을 찾았습니다.

정호다완의 모습을 설명드리자면, 색은 붉은 노란색으로 사람 피부색하고 흡사합니다. 덧붙여 육각형 모양의 크랙이 나 있습니다. 이 크랙에서 원적외선 음이온이 나와 차 맛을 좋게 합니다. 

■ 다완과 차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차를 마시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자신을 살피고, 나아가 이웃과 나누며 소통합니다. 

저는 다도를 좋아합니다. 많은 의미를 담은 까닭입니다. 차를 끓여 마시는 것은 단순한 행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웃과 소통하며 뜻을 나누는 문화적 수단이고, 내면을 가다듬어 정진하는 매개체입니다. 현대에 와서는 극히 일부 사람들만이 차를 즐기는 실정이나, 차는 사실 우리 민족 심성에 잘 맞는 문화입니다. 이런 옛 문화를 다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호다완을 연구하는 것도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우리나라는 침략을 비롯해 수많은 아픈 역사를 겪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문화를 되짚고 의미를 찾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 도예인으로서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는?

사기장을 생의 지복(至福)이라 생각합니다. 정호다완을 찾고자 도예인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세상에 와 헛되이 살다 갈까 봐 아쉬워 정호다완을 복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천은 도자기가 발달한 도시이고, 도예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명인들이 많습니다. 도예의 접근방식과 철학, 작품세계는 명인들마다 다릅니다. 다만 그중에서 다완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다완을 통해 우리 문화를 되찾고자 합니다. 진리의 그릇을 찾는 여정은 곧 내면의 심오하고 깊은 뜻을 깨우치는 과정이겠지요. 다완의 명맥을 이어 우리 고유의 얼을 되짚어 나가겠습니다.

■ 어산 박철순 도예명인 프로필
1986년        도자기 입문
1995년        일청요 설립
1996 ~ 2000년    이천 도자기축제 참가(다도구 세트)
2001년        세계 도자기 엑스포 참가
2002년        일본 미스코시 백화점 전시
2003, 2005년        세계 도자 비엔날레 참가
2006년        이천 도자기 공모전 특선(다도구 세트)
2017년        개인전(임실 하루 갤러리, 춘천 다심원)
2022년 ~ 현재    개인전(경남 창녕 매월당)
2023년        K-STAR 한국을 빛낸 사람들 도자공예명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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