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칼럼] 마무리│정현웅 박사
[설봉칼럼] 마무리│정현웅 박사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3.01.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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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정현웅 박사
반석교회 장로

고무신이 없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원거리를 여행하려면 짚신을 둘러메고 출발하여야 했습니다. 당연히 장에서 짚신을 사서 사용하여야 했지요. 어느 동리에 부자가 살았는데 짚신 장사를 하였습니다. 짚신을 만드는 작업은 아버지에게서 배운 솜씨라 아버지의 짚신이나 아들의 짚신 모양이 비슷하였습니다. 하지만 장날마다 느끼는 일인데 아버지 물건이 다 팔려야 나중에 싼값에 아들의 짚신이 팔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질문하였습니다. 왜 아버지 짚신이 다 팔린 이후에나 제 것이 팔립니까. 짚신 아버지가 답을 합니다. 그것은 “마무리”에 달려 있느니라. 내 것은 겉모양이 반들반들한데 네 것은 모양은 아버지의 짚신과 비슷하다만 마무리가 덜 되었더구나. 

올해도 한 해가 다 저물어 가고 마무리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이지만 다가오는 한 해를 설계하려면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보고 “마무리”를 잘한 후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게 마련입니다.

수출로 경제를 유지하는 나라에서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이는 스스로 수출입국을 해치는 결과가 되겠지요. 한 해를 되돌아볼 때, 어느 해고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없겠지만 특별히 지나간 한 해는 정치권이든 일반 사회이든, 일도 많았고 과제도 산적한 한 해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특별히 3년여에 걸친 코로나의 위해는 우리 서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였고, 세계적으로 밀어닥친 경제의 위기는 우리들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게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지적인 전쟁과 수차에 걸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은 더욱 경각심을 품기에 여념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벌써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물가 저성장의 경제적 압박은 감내하기가 그리 쉬운 내용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만 하는 당위성을 안고 한 해를 출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답이 없는 문제는 있지 않듯, 답을 찾지 못함은 문제에 있지 않고 우리들의 능력에 달려 있음을 먼저 인식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돈맥경화’로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긴축의 속도를 조절하였습니다. 즉, 기준금리를 이전대비 0.25%만 올리는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내년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2.1%에서 1.7%로 0.4% 낮추었습니다. 어떻게 하든 수출을 늘리고 무역수지를 개선하려고 안간힘 쓰는 정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는 이익 탓에 생존투쟁을 벌이는 기업, 그런가 하면 늘어나는 금리 부담에 짓눌린 가계까지. 이들 모든 경제 주체들은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며, 그래도 희망과 꿈을 품고 출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경제 주체들의 한 해 설계는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명심하여야 하겠습니다. 짚신 장사의 승패가 “마무리”에 달려 있듯, 경제 주체들의 문제 해결 방법도 올 한 해를 어떻게 정리하느냐 하는 이 해의 마무리에 달려 있음을 명심하여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어제의 계획과 꿈의 실현입니다. 어제가 없는 오늘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내일은 오늘의 계획과 꿈의 현실임을 기억합니다. 올해의 남은 날들을 귀하게 여기고 하루하루를 마무리합시다. 왜, 우리는 문제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망설였는지, 답이 없는 문제는 없음을 명심합시다. 이곳에서 답을 찾지 않고 다른 곳을 헤매지는 않았는지를 살펴볼 일입니다. 

오늘도 하루의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 귀한 시간을 “마무리”하는 일과로 오늘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희망찬 태양이 저만큼에서 솟아오르고 있으나 이의 성패는 오늘의 “마무리”에 달려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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