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을가꾸기 선진마을 탐방기│전병용 임마누엘 포도원 대표  
[기고] 마을가꾸기 선진마을 탐방기│전병용 임마누엘 포도원 대표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2.10.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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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새롭고 아름다운 우리 마을을 위하여
마을가꾸기 선진마을 탐방기

전병용 임마누엘 포도원 대표


마을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선진마을을 견학하기 위해 본죽리와 송곡1리, 암산1리와 백우리 마을지도자들이 길을 나섰다.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양평화전마을, 질울고래실마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 양평 화전마을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양평 화전마을이다. 화전마을은 가구가 500여 가구가 넘는 초대형 마을이었다. 마을이장님의 인사와 함께 마을소개가 있었다. 예전에는 그토록 큰 마을은 아니었다고 한다. 전형적인 산골마을로서 경관이 아름답고 조용한 농촌마을이다 보니 자연이 그리워 찾아오는 외부인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이토록 큰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 정리돼 있었다는 점이다. 분리수거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슈가 되었다. 쓰레기 문제는 어느 마을에서나 문제가 되고 있어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러나 특별한 방법을 찾기란 묘연했다.

화전마을도 마찬가지로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마을지도자들의 지도력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끊임없이 홍보해 설득한 결과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주민들은 지키지 않는 분들이 있어 마을 임원들은 아직까지도 당번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마을지도자들의 노력과 주민들의 화합으로 오늘의 깨끗한 경관을 자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덧붙여 화전마을은 지난 2년간은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할 수 없었지만, 이전에는 매년 ‘황금들녘축제’를 열어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등 농촌마을의 가치와 자부심을 널리 알리는 데에도 힘썼다고 한다.

이처럼 화전마을은 친환경농업 실천과 마을가꾸기 사업 등에 마을지도자들의 헌신과 주민들의 협조가 이어졌고,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했다. 이후 자연환경사업에 최우수상까지 받았다고 뿌듯해하며, 정부지원을 통해 마을가꾸기 사업에 더욱 힘쓰고자 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 질울고래실마을

두 번째로 방문한곳은 질울고래실마을이다. 마을입구에 들어서니 병풍처럼 둘러선 산속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마을이 한적하면서도 휴양지처럼 느껴질 만큼 아름답게 가꿔져 있었다.

마을 중앙엔 산속 계곡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작은 내를 이루고 있었는데, 돌틈 사이로 소근대는 듯한 소리를 내며 흘러갔다. 깨끗하게 흐르는 물소리는 더욱 시원한 청량감을 주었다. 내를 끼고 우거진 나무숲은 그늘과 함께 마음의 휴양처가 되기에 충분했다. 

고래실마을은 14년 전부터 체험마을을 운영해 왔는데, 코로나19 이전에는 연간 2만5,000명 이상의 체험객들이 방문했다고 한다. 유서 깊은 체험마을로서 곳곳에 자리 잡은 건물들 또한 적지적소에 잘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초등학생쯤 됐을까. 어린 꿈나무들이 체험을 즐기며 활기차게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행복감이 밀려왔다.

고래실마을도 예전에는 농지가 2만 여 평밖에 되지 않는 열악한 농지규모에서 16가구의 주민들이 매우 어려운 생활을 했다고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체험마을을 통해서도 일자리 창출이 돼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금의 마을 구성은 마을이 아름답다 보니 귀촌인들이 많이 유입됐고, 현재는 85%가 외지인들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위원장님은 주민 모두가 청정 지역을 자랑하며 아름다운 마을가꾸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면서 마을 현지 상황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었다.

황순원 선생 하면 단편소설인 ‘소나기’를 연상하게 된다. 시골소년과 서울소녀의 순수하고 애틋한 동심을 그린 단편소설 ‘소나기’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은연히 남아 있기에 소나기를 생각하면 우리의 마음도 어느새 동심의 세계로 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황순원 선생의 원래 고향은 이북 평양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 책에서는 고향이 양평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해설사는 이런 해명을 전했다. 당시 소설을 쓰던 시대에는 정서상 평양이라고 쓰기에 좀 불편해서 평양이라는 글자를 거꾸로 양평이라고 하지 않았나? 제자들이 그렇게 추측한다고 하면서 설명했다.

내가 감동을 받은 것은 당시의 마을이장님이 상황을 파악하고 황순원 선생 고향을 양평으로 기정사실화 시켰다는 점이다. 오직 황순원문학관을 이곳에 세워야겠다는 집념으로 마을지도자들과 협의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한다. 황순원 선생과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소설 속의 이름 하나로 황순원 문학관이 세워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각에 잠기며 많은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언덕 위에 아름답고 아담하게 자리한 문학관 안에는 황순원 선생의 유물과 살아온 인생들이 소개돼 있었다. 단편소설 소나기를 연상시키기 위해 특별히 넓은 잔디밭 위에 수수깡으로 곳곳에 움막을 지어두었다. 매 시간마다 분수로 소낙비를 상징하며 물뿌림을 통해 소설에 나온 모습을 연출하는 아이디어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실제로 물뿌림을 보았는데 효과 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로 감동의 연출기법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여러 마을을 돌아보면서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마을지도자들의 헌신과 주민들의 협조 속에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 될 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황순원문학관에선 문학관이 세워지기까지 있던 착상과 노력이 생각할수록 감동 또 감동이다. 그리고 생각할수록 부러움이 들었다.

길을 되짚어 돌아오면서 생각에 잠겼다. 우리 율면의 유래는 고부갈등을 해소시킨 밤골 이야기로, 본죽리에 그 유래가 전해져 내려온다. ‘열두밤골’이라는 우리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찬란한 마을 유래가 전해지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이야기 마당으로 끌어들여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을 고유의 참신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체성을 형성할 때, 우리 마을도 더욱 발전해나갈 것이다. 우리 마을도 더욱 새롭고 아름답게 꾸며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마음에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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