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칼럼] 올곧게 자라는 싱싱한 나무│우병동 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창간기념칼럼] 올곧게 자라는 싱싱한 나무│우병동 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2.07.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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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동前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경성대학교 명예교수
우병동
前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경성대학교 명예교수

여기 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척박한 환경을 해치고 힘겹게 자라 스무살의 성년을 지나 스물한 살의 단단한 걸음을 떼놓는 장한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예삿 나무가 아닙니다. 날 때부터 큰 나무들 틈을 간신히 비집고 힘들게 터를 잡은 뒤 황량한 들판에서 목 타는 가뭄과 뜨거운 태양을 견디면서 조금씩 몸을 키워 이제 제 몫을 다하는 대견한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앞으로 가지가 무성한 거목으로 자라나 불어오는 거센 바람을 막아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이천설봉신문이 스물한 살의 생일을 맞았습니다. 스물한 살의 나이란 사람들의 삶에서도 그렇듯 생기가 넘치고 희망이 샘솟는 청춘의 나이입니다. 때가 되어서 탄탄한 두 다리로 굳게 서서 가슴에 넘치는 활력과 포부를 이루어 나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천설봉신문이 민주주의와 지방 자치를 이루는 핵심 역할인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 지역사회 이천의 발전과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합니다.

회고해 보면 지역 언론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이천설봉신문이 이만큼 자라온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중앙 집중이 심한 환경 속에서 지역신문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거대한 중앙 언론들과 경쟁을 하고, 하루하루 변하는 급격한 기술 환경을 해쳐 나가면서 공정한 언론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제한된 자원을 힘 있는 거대 언론사와 다투어 가며 이만큼 성장하고 발전해 온 데는 지도력이 뛰어난 김숙자 대표님과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 온 신문사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노력하는 과정을 필자도 정부 지원기관의 한 귀퉁이에서 지켜봐 왔기에 감히 축하의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지방자치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론의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공감 하에 정부는 지역언론지원 특별법을 제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지역신문 발전위원회를 설치하여 건전한 지역신문 발전을 지원해 왔습니다.

저도 10여 년 간 그 위원회에서 일하면서 건강한 지역신문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에 힘을 보탰는데, 그 과정에서 이천설봉신문과 김숙자 대표님을 지켜봐 왔습니다. 신문사의 초기 시절부터 언론사로 자리 잡기까지 힘든 시절과 그 이후 발전,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문사 관계자들이 벌이는 힘든 노력의 결과가 오늘 이천설봉신문의 우뚝 선 모습입니다.

이천시민의 살림살이를 끊임없이 보살피는 가운데 어느덧 지령 989호를 발행하는 저력을 보였고, 오랫동안 문화체육부의 우수지역신문사로 선정되어 자금지원을 받았습니다.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의 회장사를 6년 동안 연속해서 맡은 데 이어 지금도 임원사로 40여 개 경기도지역신문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올해 20회를 맞은 이천설봉신문 백일장과 사생대회는 지역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길러내는데 큰 기여를 했고, 지난해 열린 제17회 이천설봉 대학입시설명회는 지역 수험생들의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오늘날 매체 환경의 변화로 지역신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특히 종이 신문의 장래가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의 신문과 방송, 인터넷 언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진정으로 이천시민의 삶과 생활을 걱정하는 언론이 누구이겠습니까? 이천의 지방자치단체와 공직자들이 시민을 위하여 일하는지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이 누구이며, 이천시민들의 하루하루 살림살이를 돌봐주는 대변자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천설봉신문의 필요성과 존재 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물론 신문이 지금의 위치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지역신문은 조금 더 지역 주민들과 밀착하여 주민들의 관심사를 파고드는 내용으로 지역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야 합니다. 또한 지자체의 권력행사를 감시하는 데 게을리해서도 안됩니다.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잘 수렴하여 행정부처에 전달하여 주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데도 앞장서야 합니다.

지방발전의 가장 큰 힘은 지역의 유산과 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하여 지역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습니다. 지역신문이 이러한 지방 자치역량 강화에 앞장설 때 그 존재가치와 의의가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미래세대가 미디어를 이해하고 이용함으로써 지역 공동체 회복과 연대에 나설 수 있도록 청소년 미디어 교육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선진국 지역신문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필요에 따른 것입니다. 지역 미디어가 지역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전파하고 교육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연대감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천설봉신문이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여 ‘이천의 빛 지역의 희망’이 되기를 빌어 마지않으며 다시 한번 창간 2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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