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의 꽃을 피우는 문화도시 이천을 꿈꾸며 │ 이인환 시인, 출판이안 대표
[칼럼] 문화의 꽃을 피우는 문화도시 이천을 꿈꾸며 │ 이인환 시인, 출판이안 대표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2.07.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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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우리 놀러 가자. 이천에 어디 갈 만한 데 없을까?”

어릴 때는 설봉산만 데리고 가도 좋아하던 큰딸이 어느덧 직장인이 되어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는데 휴일을 맞아 모처럼 놀러 가자고 한다. 

“6월 중순인데, 어디가 좋을까? 설봉산? 예스파크? 맛집 탐방?”

설봉산은 신록이 우거져서 좋지만 이미 다녀왔으니 식상하고, 예스파크는 볼 게 없으니 싫고, 그동안 맛집 탐방은 할 만큼 했으니 오늘은 하고 싶지 않단다. 

“그래, 그럼 어딜 가지? 성호호수의 연꽃은 아직 피지 않았으니 좀 그렇고, 복하천 갈대꽃이나 호법 코스모스길은 아직 멀었으니 그때 찾아보기로 하고, 지금은 글쎄, 어디가 좋을까? 아, 맞다. 얼마 전에 스토리 있는 마을을 만들자고 모가면에 모과나무를 심었다는데 거기 가 볼까?”

“모가면에 모과나무라고? 하하하. 재미있네. 근데 지금 가면 볼 게 있을까? 그냥 집에서 쉴래. 근데, 아빠 모가면에 모과나무라니 정말 재미있겠다. 나중에 모과나무 축제 열리면 그때 가자.”

금방 실망해서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딸아이에게 대안을 제시할 수 없으니 안타깝기만 했다. 이천은 상수역보호구역으로 공장이 들어설 수 없으니 문화도시가 희망일 수밖에 없다.

문화도시를 만들려면 모가면의 모과나무와 같은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살려나가야 한다.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문학인은 시와 소설로, 미술인은 그림으로, 음악인은 노래로, 영화인은 영화로 함께 해서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인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과 지역 예술인들의 지역문화 창출을 위한 연합활동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먼저 선출 공무원의 한계일지 모르지만 정치인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아쉬운 상황이다. 호법면에서 코스모스길을 조성해서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아울렛의 고객들을 유인하는 문화정책을 펼친다길래 취지가 좋아 함께 했던 적이 있다. 지역 시인들과 ‘호법코스모스길’을 알리는 시를 쓰고 시화도 만들고, 시집도 출간했는데 후속 작업에 관심을 갖고 계속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없어서 지금도 그저 아쉬움만 달랠 뿐이다. 

예술인의 연합활동도 마찬가지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몰라도 지역 이름을 건 각 문화예술 단체의 장들이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 주력하기보다 개인의 프로필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으니 그저 안쓰러울 따름이다. 이제라도 가장 이천적인 것으로 가장 세계적인 것을 만들 때 자신도 가장 빛나는 예술인으로 설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지역 예술인들이 문화도시 이천건설에 함께 하는 예술인 연합활동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모가면에 모과를 심고, 복하천 자전거길에 코스모스길과 갈대숲을 만들었으면 이런 것들을 시와 수필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노래로 승화시켜 문화도시 이천을 건설하는데 앞장서는 전문예술인들의 연합체 결성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딸아이가 놀러 가자고 할 때 사계절 언제라도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많은, 스토리가 살아 숨 쉬는 문화도시 이천을 건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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