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기회 안전보건공단 경기동부지사장
[기고] 김기회 안전보건공단 경기동부지사장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2.04.0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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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관리 첫 삽을 제대로 뜨자”

 보통 기업이나 기관이 어떠한 사업을 시작할 때 ‘첫 삽을 뜬다.’라는 말을 한다. 즉, 어떤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건설공사에서는 지반을 견고히 다지고 공사가 진행되어야 안정적인 건축물이 완성되기 때문에 건설공사에서 ‘첫 삽을 뜬다.’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이다. 큰 규모의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내외 귀빈을 모시고 삽으로 흙을 뜨고 무재해 및 순탄한 공사를 기원하는 기공식(起工式) 행사를 하기도 한다.

 건설공사에서 안전보건도 삽을 잘 떠야 한다. 모래뺏기 게임처럼 자연 상태의 흙은 그냥 긁어내면 무너지기 때문에 흙의 성질(마른 흙, 젖은 흙, 암반 등)에 맞게 경사를 두어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기울기’라고 표현). 인접부지에 가까이 접하여 흙을 절취하거나, 도로 주변에서 상수도 관로 등을 공사하기 위하여 땅을 팔 때는 적정한 경사를 두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이때는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흙막이 벽체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적정한 경사를 두지 않거나 흙막이 벽체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발생되는 붕괴(무너짐) 사고는 인접 건물과 현장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굉장히 큰 요소이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다. 건설공사에서 빈번하게 발생되는 떨어짐 사고(매년 약 50%이상 차지)에 비해서는 발생 빈도가 낮은 사고 형태이지만, 겨울철이 지나고 따뜻한 봄인 요즈음 시기에는 얼었던 흙이 녹는 변화가 발생되어 붕괴위험이 어느 시기보다 높으므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3월 중순경 관내 이천지역에서도 근린생활시설 건설공사 현장에서 우수관로를 매설하기 위하여 도로 옆에서 적정한 경사와 흙막이 벽체 설치 없이 굴착작업 중 인접 흙이 붕괴되어 사다리를 통해 지상으로 올라오던 작업자가 매몰되어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된 사례도 있다. 특히 이천, 여주, 양평 지역은 산을 깎아 전원주택 공사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토사 붕괴위험이 상시 노출되고 있다.

 이 같은 붕괴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정성들여 첫 삽을 뜨듯이 공사관계자는 작업 전 지반조사를 통해 적정한 경사의 산 깎기, 굴착공사 또는 흙막이 벽체를 설계하고 공사에 제대로 반영해 관리해야 한다.

 시작이 좋으면 끝이 좋다고 한다. 건설공사 현장에서 사고 없는 현장이 되기 위해서는 금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정하고 있는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구축 등의 첫 삽을 제대로 떠서 현장에서 철저하게 이행한다면 공사의 끝인 준공(竣工)까지 안전한 건설 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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