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시준 칠보작가
인터뷰│박시준 칠보작가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1.12.02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 인터뷰] 박시준 칠보작가

자연을 닮은 칠보, 따뜻함을 담은 칠보

칠보는 예술 작품 중에서도 흔히 화려함으로 손꼽힌다. 박시준 칠보작가의 작품 세계는 다르다. 칠보를 통해 자유로운 자연과 따뜻한 세상을 표현한다. 은은함과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칠보의 세계를 펼치고 있는 박시준 작가를 만났다.  진행 김문수 기자

■박시준 작가님, 반갑습니다.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칠보 작품을 하고 있는 박시준 작가입니다. 우연한 계기로 칠보에 매료되어 작품을 하게 된 지 30여 년이 지났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칠보 작품을 통해 이천시민들에게 인사드리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칠보란 무엇인가요? 독자들에게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칠보란 금속 표면에 유리질의 칠보유약을 입혀 적절한 온도에서 구워 제작하는 예술입니다. 금속, 유약, 소성 온도에 의해 각기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불교 법화경 경전에 7개 보석인 금·은·유리·수정·산호·마노·진주의 아름다운 빛과 광택을 지니고 있어 이를 통칭해 칠보라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통해 삼국시대에 처음 소개됐다고 합니다. 신라 고분에서 유리구슬과 유리 곡옥 등 금제 장신구에 칠보를 입힌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는 칠보에 현대적인 공예 개념을 도입해 재료와 기법에 제한받지 않고 공예품, 인테리어 용품, 벽화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는 추세입니다.

■다른 예술 작품과 구분되는 칠보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칠보는 일명 ‘불장난’입니다. 불을 사용하고, 불로 변화하고, 불로 완성되는 것이 칠보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칠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전기로를 통한 불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 ‘소성’이라 하는데, 쉽게 말해 굽는 과정입니다. 저온과 고온에서 모두 칠보를 굽기도 하지만, 주로 800~850도 사이에서 굽습니다.

전기로의 사이즈에 따라 작품의 표현방법도 달라집니다. 때문에 칠보를 처음 접했던 초기에는 크기가 작은 작품부터 시작했습니다. 색감을 먼저 익혔고, 이후 점차 작품의 크기를 키워가며 작업했습니다. 현재는 작품 하나하나를 더해 전체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가장 특별한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50회 일본칠보작가협회 국제전에서 자유민주당 총재상(대상)을 수상한 작품 「평온한 숲(Peaceful Forest)」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산의 모습을 담았는데, 보기에는 평화로워도 작업 과정은 상당히 고단했습니다. 

이 작품은 동판에 뿌리기, 긁기, 그리기 작업을 거쳐 완성했습니다. 먼저 뿌리기 작업이란 동판 위에 칠보유약을 뿌려 모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고기를 구울 때 후추를 뿌리는 모양새와 비슷합니다. 뿌리기 작업을 하다 보면 칠보유약이 얇게 올라가기도 하고, 두껍게 올라가기도 합니다. 결국 마음에 드는 형태로 나오기까지 1,000번 가까이 뿌리기 작업을 한 끝에 지금의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 공들인 작품이다 보니 더욱 특별합니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이뤄가고 싶은 꿈은?

우리들 삶이 따뜻하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 싶습니다. 칠보는 색채가 강하다고 하지만, 분명 은은한 매력도 지녔습니다.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고, 수묵화나 수채화 형태로 칠보 작품을 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자연을 닮은 형태로 칠보를 표현하고자 합니다. 자연은 존재 자체로 포근합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아이가 부모를 따르듯 이끌리는 것이 자연입니다. 자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모양들, 자연이 빚은 선물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이를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작업할 수 있는 날까지 보는 이에게 감동을 드리는 작품을 꾸준히 하는 것이 작은 바람입니다. 작품이 감동이 된다는 건 작가로서 정말 큰 영예일 것입니다. 계속 정진하며 자연스러운 칠보의 세계를 펼쳐 가겠습니다.

■박시준 작가 프로필

자연을 담는 칠보 작가. 2004 제2회 대한민국 문화관광상품대전 은상·2006 제31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 공로상·2011 제29회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우수상·2014 제48회 일본칠보작가협회 국제전 회장상·2016 제50회 일본칠보작가협회 국제전 자민당 총재상 및 심사위원 특별상·2003 일본아트클레이공모전 산케이리빙 신문사 1위 독자상 및 입선 등 다수 수상. 현재도 칠보 및 실버 아트 클레이 분야의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