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형규 이천시교육협력지원센터장
인터뷰│최형규 이천시교육협력지원센터장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1.09.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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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협력으로 서로 연대하는 행복한 삶”
최형규 이천시교육협력지원센터장

‘꿈을 빚는 이천교육, 경계를 넘어 행복한 시민으로’라는 비전 아래 이천혁신교육지구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학교와 마을의 교육협력을 통해 배움 공간을 확장하고, 다 함께 성장하는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이천시교육협력지원센터도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교육의 변화를 겪는 현시점에서 최형규 센터장에게 이천교육이 나아갈 방향성과 계획들을 물었다.

■ 이천시교육협력지원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천시교육협력지원센터는 ‘이천혁신교육지구사업’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이는 이천시와 경기도이천교육지원청이 협약을 맺고, 이천 청소년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지역과 학교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 아이들의 교육을 공동으로 책임지며, 아이들이 배움으로 행복한 꿈을 이뤄가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천시청소년재단 산하에 센터를 두고, 이천시와 이천교육지원청은 서로 머리를 맞대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혁신교육지구 시즌3가 시작되는 해입니다. 학생들교육자치·교육협력·미래교육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30개 가량의 다양한 교육지원사업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주로 마을교사와 체험활동, 인문학, 시민교육, 진로교육 등을 맡아 진행합니다. 이천의 인적·물적 자원을 교육과 연계해 이천만의 특색 있는 협력모델과 교육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입니다. 이천교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왜 지역과 학교가 협력해 사업을 전개해야 하는지?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교육이 학교만의 몫이라는 ‘학교완결형’ 교육이었다면, 현재는 학교와 지역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지역확장형’ 교육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교육의 본질과 관련됩니다. 교육의 목적은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므로, 학교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의 배움과 마을에서의 삶이 일치해야 합니다. 즉, 학교가 가르치는 내용이 사회에서 유용하고 통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사회에서도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학교는 마을을, 마을은 학교를 이해하고 서로 소통·협력해야 합니다. 이전에는 지역과 학교를 구분하는 담이 너무 높았습니다. 이제는 서로 들여다볼 수 있는 낮은 돌담으로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학교와 사회는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 학교가 필요하고, 학교가 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도 마을이 필요합니다. 폐교의 사례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현재와 이전 경험의 차이가 있다면?

양평 서종중학교에서 학교장으로 8년 근무했고, 이전에는 수원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21년을 근무했습니다. 30년 남짓의 교육경험을 뒤로하고, 지금은 학교 밖에서 청소년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옮기면서 이천으로 이사해 백사면에 터를 잡았습니다.

수원이나 양평도 좋은 곳이었지만, 좋은 분들과 이웃으로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이천도 좋습니다. 모두 정리하고 이천으로 온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천에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 최근 책을 발간했는데, 간단히 소개한다면?

올해 8월에 발간한 『개념있는 언어생활』은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책입니다.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좋습니다. 책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하는 말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말의 힘은 매우 커서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누군가가 칠해 놓은 색깔에 물든 채로 말입니다. 언어생활에 좋은 길잡이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고민과 사례를 쉽게 풀어 담았습니다.

3년 전, 30년 동안 생활한 학교를 떠나며 『시민, 학교에 가다』라는 책을 냈습니다.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의 방향을 고민하고 실천사례를 담은 책으로 주로 교사나 성인을 독자로 보고 기술했습니다.

■ 책에 소개한 단어나 사례를 소개한다면?

말은 때로 어감으로 진실을 감추기도 합니다. 몰카, 가짜뉴스, 사랑의 매 등이 그런 단어입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편견을 가진 단어들도 수록했습니다. 미혼모, 중2병, 막장 드라마, 치매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김여사, 장애우, 00의 여왕, 처남과 도련님 등 무시하고 차별하는 말도 있습니다.

그냥 아무 말이나 써도 되는데 너무 비판적으로 세상을 보는 것 아닌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는지 등에 대한 지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은 우리가 쓰는 말 한마디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에는 생각과 삶이 담겨있고 엄청난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 앞으로 이뤄가고 싶은 계획은?

지금까지 30년 넘게 청소년과 교육을 위한 일을 했습니다. 여전히 이 일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청소년들을 만나고, 교육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또한 마을과 지역의 한 구성원으로 공공체의 공공선을 위해 기여하고 싶습니다. 사회에 무관심하지 않고, 따뜻한 시선과 공감을 지닌 시민으로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람입니다.

이천으로 이사 오면서 아내는 정원이 있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원을 예쁘게 가꾸어 고맙다는 말을 던지는 손님도 종종 만납니다. 정원을 가꾸는 이유는 나만의 기쁨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가꾼 정원으로 기뻐하는 이웃들이 있어 더 행복한 법입니다. 앞으로도 이천시의 슬로건 ‘시민이 주인인 이천’처럼 시민으로 공공의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 연대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 최형규 센터장 프로필

전) 수원유신고등학교 교사
전) 배재대학교겸임교수
전) 경기도학생인권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서종중학교 학교장
현) 교육부 민주시민교육 자문위원
현) 이천시교육협력지원센터 센터장

김숙자 발행인 / 김문수 기자

『개념있는 언어생활』
저자 최형규 | 출판사 뜨인돌출판사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일상에서 오가는 수많은 말을 잘 들여다보자. 적절하지 못한 어휘와 표현들이 말 그대로 넘쳐난다. 왜곡의 언어들, 차별의 언어들, 편견의 언어들까지. 저자는 모든 말에는 그 말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세계관과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언어생활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보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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