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폴 도너휴(Paul Donahue)
인터뷰 │ 폴 도너휴(Paul Donahue)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21.03.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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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만난 재규어”
‘판타나우의 재규어’ 사진전, 누 갤러리에서 4월 25일까지 개최
환경파괴 문제 관심 촉구… 자연환경 가치 알았으면 하는 바람
폴 도너휴(Paul Donahue)

아마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폴 도너휴(Paul Donahue)의 ‘판타나우의 재규어(Jaguars of the Pantanal)’ 자연주의 사진전이 예스파크 내에 위치한 누 갤러리에서 오는 4월 25일까지 열린다.

판타나우는 브라질 남서부의 파라과이 강 상류 동안을 따라 약 160km 가량 펼쳐져 있는 아마존 열대 우림 지역이며, 세계에서 가장 넓은 열대 습지대이다. 작가는 아마존 열대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직접 보고 경험한 자연에 대한 경외, 소중함 등을 카메라를 통해 말한다. 이번 사진전은 아름답고 웅장한 자연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얼마나 빠르게 파괴되고 있는지 등 환경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다음은 폴 도너휴 작가와 나눈 영어 인터뷰를 번역했다.

■ ‘판타나우의 재규어’를 주제로 한국에서 사진전을 개최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여느 사진작가들과 다른 특별한 이력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폴 도너휴입니다. 아티스트, 사진작가이기 전에 조류전문가, 자연주의자, 환경운동가로 평생을 남미 아마존 일대에서 보냈습니다. 13살 무렵 새를 관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새와 야생동물, 특히 재규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매사추세츠대학교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조류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1972년도부터 남미 컬럼비아 조류연구의 일원으로 남미 열대 지역에 첫발을 들여 놓은 후 열대 조류와 함께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존 열대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제가 직접 보고 경험한 자연에 대한 경외, 소중함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 현재 거주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입니다. 어떤 이유로 한국에서 사진전을 열게 되었나요?

한국에서 재규어의 첫 사진전을 열기로 한 배경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지난 2019년 에 했던 한국 여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부희(미국에서 간호사 근무)·한연희(시인, 『바람 불어도 괜찮아』 발간. 한국입양홍보회 회장 역임) 자매의 한국전 개최 권유도 있었습니다.

한국 여행 당시 가장 가고 싶어 던 곳은 ‘유부도’(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라는 섬이었어요. 한국인들에게도 생소한 곳입니다. 정기적 배편도 없이 조수에 맞춰 하루 두 번 만 배를 띄울 수 있는 아주 작은 섬인데, 그곳의 새들을 관찰하고 싶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섬에 쌓인 쓰레기더미나 오염은 심각했습니다. 심각성을 직접 대면하고 난 후, 한국에서 환경 관련 전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 이번 사진전에 대한 소감과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재규어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수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특권이었습니다. 10~20m 때로는 3m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재규어를 관찰했죠. 재규어라는 맹수와 불과 몇 미터 앞에서 대면하게 됐을 때 느낀 복잡한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재규어는 세상에서 가장 웅장한 생명체 중 하나이며, 가장 경외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사진전을 보시는 관객 여러분께도 제가 느낀 감정과 감동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나미비아 공화국에서 자연사 가이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구체적인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번 사진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판타나우를 비롯한 환경파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판타나우 자체와 그 안에 서식하는 재규어 등 많은 야생동물들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브라질 판타나우의 약 35%가 불에 탔습니다. 우리가 재규어 연구를 했던 지역은 약 83%가 불에 타 사라졌으나, 통계에 포함되지도 않았습니다. 이 화재로 재규어를 비롯한 많은 야생동물들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 밖에도 환경파괴 문제는 심각하지만, 관심이 부족합니다.

화재로 인한 재규어의 죽음 외에도 재규어가 대면한 위협 중 하나로 소와 관련된 문제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축산업은 재규어에게 여러 영향을 줍니다. 목장주들은 육식동물들이 목장의 가축들을 잡아먹기 때문에 재규어, 사자 등 육식동물을 몰아내고 싶어합니다. 목장을 넓히기 위해 재규어가 살고 있는 야생서식지를 파괴하기도 하죠. 브라질 열대우림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축산업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소의 먹이로 쓸 콩을 키우고자 대량의 산림을 파괴해 농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목장을 넓히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을 내는 것이죠. 때문에 문제는 반복됩니다. 이런 원인들로 인해 발생한 브라질 판타나우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약 한국의 절반 정도 크기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바로 지난해와 올해까지 있던 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모르고 있습니다.

■ 채식을 실천하는 것도 환경 문제로 인한 선택인가요?

맞습니다. 우리의 식이 선택은 재규어 같은 야생동물과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육식은 환경에 매우 해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25년 전부터 채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환경문제 때문에 채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번 사진전을 보며 잠시라도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음식은 개인적인 선택이기도 하지만, 선택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조류학자의 역할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방문이 어렵더라도 재규어 연구를 위해 판타나우에서도 꾸준히 활동할 예정입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자연으로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음 세대들은 우리와는 다르게 자연을 잘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빠르게 흡수합니다. 환경에 대한 사진전이나 교육들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늘려 환경의 가치를 더욱 알리고 싶습니다.

번역 : 박정혜 누 갤러리 관장
김숙자 발행인 / 김문수 기자

 

누 갤러리(nu gallery) 
누 갤러리는 이천 예스파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지난해 7월 오픈했다. 약 200평대의 4층 규모 건물에는 루프탑, 영상실 등 전시와 대관에 적합한 다양한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촬영·파티·회의·모임 등 다양한 용도의 공간 대관과 전시 기획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갤러리 카페로도 운영되며, 입장료를 제시하면 음료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위치 신둔면 도자예술로62번길 1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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