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은결 일루셔니스트
인터뷰 │ 이은결 일루셔니스트
  • 김현 기자
  • 승인 2019.11.2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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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콘텐츠는 파워풀… 기술의 플랫폼으로 시민들이 참여 할 수 있어야
이천시 일루젼산업에 가장 적합
서울의 위성도시로 지리적으로 우수, 문화도시 브랜드 이미지 정착, 대기업 위치 장점
일루션이란 기술과 예술,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는 코드

4차 산업혁명시대와 맞물려 새로운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이천시가 일루젼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은결 일루셔니스트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은결 일루셔니스트는 이번 일루젼 산업과 관련하여 이천시가 갖고 있는 첨단산업 도시 이미지와 도자기, 쌀 등 전통문화 예술에 대한 이미지를 결합할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일루션과 ICT 신기술 융합을 통해 새롭게 만들고 전체적인 방향을 구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본지는 지난 52009년 이천시 사음동에 이지프로젝트를 설립하고 10년 째 이천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이은결 일루셔니스트를 직접 만나 일루션에 대한 소신과 가치관, 일루젼 산업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인으로 국제마술대회에서 첫 그랑프리를 차지하고 대규모 국제 마술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이은결 일루셔니스트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명성답게 전국투어 광폭행진을 하고 계신데, 최근 일정들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올해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THE ILLUSION’ 작품으로 투어 일정이 잡혀있습니다. 이 작품과 더불어 투어 도시에 따라 ‘MAGIC&ILLUSION’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성남, 광주광역시, 전주, 고양, 대구, 부산, 인천, 안양, 대전 등 20201월까지는 전국투어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아직 좀 생소한 직업인 일루셔니스트?

마술사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보여주는 사람, 트릭이나 테크닉, 연기를 통해 진짜인 것처럼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일루셔니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영적인 매체를 통해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마술, 마임, 프로젝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환영적인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작가가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을 궁극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금 쉽게 이해하려면 배우도 영화인에 속하는 것이지 영화인이 배우는 아니잖아요. 그런 확장된 개념이 일루션이고 일루션 안에는 마임니스트들도 있고, 영상을 다루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도 계속 하다보니까 마술이라는 장르 자체가 저한테 너무 갇힌 틀 같은 느낌이 있어서 창작하는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제 정체성에 대한 얘기가 필요하기도 해서 일루셔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데 저와 같은 동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문화예술의 장을 열기 위해 매직디렉터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본인이 참여한 작품들은?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카르멘, 웨딩, 매직 퍼포먼스 이스케이프 등에 참여했습니다. 마술이라는 것이 영화로 치면 특수효과, CG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작품에 들어간다면 표현의 폭이 넓어질 수 있어 그러한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습니다.

 

일루셔니스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와 자신만의 가치관에 대해 한 말씀

제가 이 일이 좋았던 결정적인 이유는 일을 함으로써 제 자신도 행복하지만 타인에게 행복을 줄 수 있고, 웃음과 즐거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직업은 많지 않거든요. 저는 직접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그 반응을 바로 볼 수 있잖아요.

사실 우리가 돈을 벌거나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직업들은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삶의 목표와 의미를 정해주는 것은 문화예술이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걸 믿고 있거든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많은 사람들한테 그러한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을 갖고 이 일에 임하고 있습니다.

 

공연 기획이나 콘텐츠 개발 등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엔 관객들을 어떻게 하면 재밌고 놀랍게 만들 수 있을까?’ 일명 놀랍고 신기한 마술들을 만들기 위해서 고민했다면, 현재는 창작방법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요즘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재미가 목표면 재미있게 만들고, 제가 느꼈던 감정이나 영감 등의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를 계속 파고들어서 하나의 공연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걸 맞는 이미지를 마술로 할 것인지, 연기를 통해 할 것인지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복합적으로 다루고 배우면서 저만의 언어들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2016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제시됐는데, 매직과 4차 산업의 연관 관계가 있다면

제가 이해하기로는 4차 산업의 특징은 가상과 혁명인데 가상이 권력과 자본, 가치를 갖게 되는 절대적인 혁명이라고 봅니다. 이 기술이라는 것이 가상과 현실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인데 그런 것과 비슷하게 마술이라는 것도 문화에서 가상과 현실을 연결해주는 너무나도 좋은 장르입니다. 지금까지 마술의 독특함, 재미들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하나의 매개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차 산업과 연관관계가 있다면 이천에 관련 산업을 육성·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천은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해있어 첨단산업 도시 이미지와 도자기, 쌀 등 전통문화 예술에 대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2가지의 이미지가 결합될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일루션이란 기술과 예술,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고 중첩되는 그 지점을 이야기하는 일종의 코드입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메이킹, 브랜딩을 새로 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달 24일 일루젼 산업 발전·육성전략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규모나 예산 부문에 있어 자치단체가 감당할 수 있을지와 이천이 최적지라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천은 기존 이미지가 조성되어 있고, 이 이미지를 어떻게 변형할 수 있을까가 중요합니다. 어떤 지역은 내세울게 아무것도 없기도 하고, 서울처럼 너무 많아서 하나로 국한될 수 없는 도시들도 있습니다.

이천 같은 경우 서울하고 가깝고 전철도 개통됐고 이천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인프라들을 이천시에 모일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합니다. 물론 지자체에서 나올 수 있는 예산이 한정적인 걸 알고 있고 기업에서 쏟을 수 있는 예산도 분명해야 합니다. 페스티벌과 같은 걸로 시작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투자할 수 있는 R&D센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다다엔터테인먼트와 구상하고 있습니다. 저의 역할은 전체적인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고 페스티벌을 한다면 방향성이라든지 전체적인 틀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스티벌을 한다면 대도시 같은 경우 기본적인 인프라가 많아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혹시 이천에서 페스티벌을 했을 때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페스티벌을 못 만드는 것도 콘텐츠가 없어서입니다. 잘 잡은 콘텐츠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습니다. 현재 일루션은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페스티벌로 적격이라고 봅니다. 또한 시대적인 흐름상 사람들한테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이미지고 콘텐츠입니다. 결국 홍보와 마케팅 싸움인데요, 놀 수 있는 장의 규모를 어떻게 만들고 어떤 장르들을 포함시키고 실내·외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가 일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루젼 산업과 관련하여 흔히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인적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이은결 일루셔니스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남다릅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내는데 까지 돕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루션이라는 하나의 키워드가 담을 수 있는 문화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사람들한테 알리고 각인시킬 때까지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수도권 규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이천시가 지역 발전을 위해 문화예술을 탈출구로 찾는 시점에서 일루젼 산업의 미래와 전망에 대해 한 말씀.

문화예술 콘텐츠는 그 어떤 콘텐츠보다 파워풀합니다. 개인적으로 공연만 보고 있지 않고 드론이나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공연문화 콘텐츠뿐만 아니라 일루션시티가 지향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페스티벌은 그 일환입니다.

예산이 쓰인다는 건 무엇이든 성과가 있어야 하고 특히 가장 중요한 건 지역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루젼 산업은 이제 한 걸음 내딛고자 하는 것이며 현실에 맞게 시작해서 자리 잡고 발전하기까지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김숙자 발행인 /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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