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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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후 기자
  • 승인 2009.09.1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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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단편집에는 이러한 내용이 글이 있다.

' 어느 황제가 만일 자기가 나라의 일을 함에 있어서 언제가 가장 좋은 때 인가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 일을 알려주는 사람에게는 크게 포상을 하겠노라고 방을 붙이고 여러 가지 답을 듣게 된다.

미리 미리 예정표를 만들어 예정된 일을 엄격히 실행하면 된다는 답, 어떠한 일을 언제 할 것을 미리 결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답, 쓸데없는 놀이에 끌리지 말고 언제나 세상 돌아가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때, 그때 요구되는 일을 하여야 된다는 답, 현명한 사람의 조언을 듣고 그 조언에 따라야 된다는 답, 그런가 하면 점쟁이에게 묻고 점쟁이의 조언에 따르라는 답 까지도 듣게 된다.

그러나 황제는 이러한 모든 답에 동의하지 않고 현인으로 평판이 높은 은사에게 묻기로 하고 깊은 산속에 산다는 은사를 찾아가 답을 구하게 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때는 오직 하나 “지금”일 뿐이라는 답을 은사로부터 얻었다』는 것이다.

개학이 되어  첫 강의 시간에 학생들의 마음을 열기 위한 방법으로 가벼운 퀴즈를 내게 되었다.

시중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를 인용하며 이 세상에는 금이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귀한 금은 무엇인가 하고, 어떤 학생은 황금이라 답을 하고 또 다른 학생은 소금이라고 답을 한다.

단편집의 내용을 인용하고 시중에서 회자되는 이야기의 답을 접목하여 ‘지금’이 가장 귀하고 값이 비싼 금이라고 답을 일러주었다.  

교육자와 선각자는 그 누구라도 제자와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로 권면의 말, 교육적인 훈계의 말을 하게 마련이다. 근면의 삶을 살아야 한다. 독서의 계절이니 고전을 읽도록 하라. 외국어를 최소한 몇 개는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체력을 위하여 운동을 하여야 한다, 사치하지 말고 검소하라, 등등의 덕목을 끊이지 않고 반복하고 또 반복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결같은 답을 하고 있다. 옳으신 말씀이기에 실천하겠습니다.  반드시 내일부터 그리 하겠습니다 라는 답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직장이나 각종 기관에서는 여러 명목의 특강이 실시되고 있다.

다중의 무리를 청중으로 하는 특강은 대부분의 내용이 정신적인 자세의 변화와 삶의 문제를 다루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준비된 내용을 전문가의 소양으로 외치는 주장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호응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은 어떠한가?  현장에서가 아닌 내일의 과제이기에 지극히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내일이라고 하는 단어는 사전에는 있고 문장으로는 기록이 가능하나 인간의 실제의 삶에 있어서는 존재하지 않는 용어임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어제는 내 것 이었고 지금도 나의 것으로 존재하나 내일은 영원히 나의 것이 아님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회자되는 이야기에도 ‘내일 보자는 놈 무섭지 않다’는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내일은 나의 것도 너의 것도 아직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학자 朱子는 생활의 지혜를 말하는 중 사람에게는 열 가지 후회하게 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 중 春不耕 秋後悔 라는  내용이 있다.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추수하는 계절인 가을에 가서 후회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봄의 뜻이 무엇인가.  지금을 말한다. 지금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가을의 계절이 추수할 것이 없으니,  많은 기독 신자들이 암송은 잘 하지만 실천에는 어려움을 겪는 성경구절이 있다고 한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내용이다. 만일 이 내용을 조금만 변형하여 이렇게 기록하면 실행에 어려움이 조금은 덜 하지 않을까.  지금 기뻐하라, 지금 기도하라, 지금 감사하라.  지금이 가장 귀한 금인 것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2009. 9. 5.
안양대학교 교수   정  현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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