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전재단 재산 이천시에 기부채납
월전재단 재산 이천시에 기부채납
  • 김숙자 기자
  • 승인 2008.09.30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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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구 관장, 선친인 故 월전 장우성 화백 생전 뜻 위해
1000억원대 재단 소장품과 부동산 이천시에 기증

현대 한국화의 거장인 故 월전 장우성(1912년~2005년) 화백의 아들(3남)인 장학구 월전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이 부친의 생전 유지를 받들어 1000억원대의 자산을 이천시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장학구 이사장은 부친인 월전 선생의 생전 유지에 따라, 지난 2007년 8월 선생의 유작과 소장품 1532점과 시가로 5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월전미술문화재단 소유의 소장품을 이천시에 기증했다.

이어 최근에는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소재 전 월전미술관 건물(한벽원, 연면적 2434㎡)과 대지(1628㎡) 등 500억원대의 부동산을 추가로 이천시에 기부채납 했다.

지난 2005년 향년 93세로 타계한 故 월전 장우성 화백이 이천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젊은 시절 이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여주군 흥천면 외사리에 살았고, 아들 장학구 이사장도 이천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것이 계기가 됐다.

부친을 대신해 1000억 원대의 재산을 이천시에 기증한 장학구 관장은 “이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뭔가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아버지의 유지를 완벽하게 수행해서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천시는 지난 2005년 고인의 이러한 뜻을 접하면서 시립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53억원을 들여 23개월간 공사 끝에, 현 이천설봉공원 부지 안에 이천시립월전미술관(부지 9505㎡ 건축연면적 2008㎡ 지하1층·지상2층)을 지어 2007년 8월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선생의 대표작 117점을 비롯해  그가 평소 애장하던 단원 김홍도,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의 작품과 국내외 고미술품 등 선생의 유지로 기증된 1532점의 작품이 전시·소장되어 있다.

이천시는 이번에 기부채납된 서울 팔판동의 전 월전미술관(한벽원) 및 부대시설(백월빌딩)을 매각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월전선생의 작품을 일부 사들이고, 현 시립미술관시설을 확장하거나 일부를 미술관운영기금으로 둬서 미술관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술관이 지어지면서 초대 관장으로 취임한 장학구 이사장은 “시립미술관을 지어준 이천시에 재정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작고하신 아버님의 뜻이었고 우리 재단의 기본정신이기 때문에 기부채납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이어지고 국내 최고의 미술관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재단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이며, 시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시립미술관의 운영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월전 선생이 생전에 월전재단을 통해 진행하던 교육사업인 동방예술연구회 강좌, 문총발간, 미술상 운영, 전시 및 국제예술교류 추진을 보장하고 지원할 것이며, 시민의 문화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재단측과 협조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5년 향년 93세로 작고한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 화백은, 현충사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말년에는 전통문인화의 격을 담은 세태풍자적 작품을 통해 전통 한국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시도했던 한국화단의 거목이다.

특히, 월전 선생은 시서화(詩書畵)를 온전히 갖추어 전통문인화의 높고 깊은 세계를 내적 외적으로 일치시킨 경지에 이른 현대 화단의 마지막 문인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영정(현충사 소장), 백두산 천지도(국회의사당), 한국의 성모와 순교복자 성화 3부작(바티칸 교황청박물관), 절규(국립현대미술관), 노묘(怒猫)(이천시립월전미술관), 화실(삼성미술관 리움), 새안(塞雁)(대영박물관), 홍매(프랑스 문화성), 회고(독일 쾰른 시립박물관), 심청도(일본 후지미술관), 청년도(서울대학교미술관), 기아쟁식지도(고려대학교박물관), 금강산도(서강대학교박물관)를 비롯한 인물화·산수화·화조도·영모도 등 다수가 있다.

한편, 고 장우성 화백은, 생전의 문화예술계에 끼친 공로로 서울시문화상(1959년), 예술원상(1971년), 5ㆍ16민족상(1972년), 금관문화훈장(2001년) 등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수상록 화실수상, 회고록 화단풍상70년 등이 있다.

김숙자 기자 sb3737@hanmail.net                         icbong@hanmail.net 설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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