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태극기 사랑과 호국의 넋
실종된 태극기 사랑과 호국의 넋
  • 임정후 기자
  • 승인 2008.06.12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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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날 ‘무관심’ 조기 게양 ‘나몰라라’
찢겨지고 변색된 태극기 그대로 게양 방치

지난 6일, 제53회 현충일을 맞아 이천시에서는 설봉공원에 위치한 현충탑에서 오전 10시를 기해 전국적으로 울려 퍼지는 싸이렌 소리에 맞춰 순국선열의 넋을 위로하는 추념식을 거행하는 등 다른 날에 비해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1년 365일 중 조기를 게양하는 날이 현충일 단 하루뿐 임에도 일부에서는 태극기 게양을 조기가 아닌 평상기를 게양하면서 호국 영령에 대한 넋을 추념하는데는 형식만 갖출 뿐 관심은 뒷전으로, 호국영령들의 숭고하고 고귀한 삶이 헛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기를 게양할 때는 태극기 한폭 너비만큼 내려서 게양하고, 국기를 다른 기와 함께 게양할 경우에도 다른 기 역시 조기로 게양하여야 함에도 일부 기관 및 단체, 기업체 등에선 태극기만 조기로 게양, 조기 게양법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여기에다 일부 게양된 태극기는 모서리가 찢겨지거나 실타래가 풀려 바람과 함께 펄럭이는가 하면, 건곤감리와 태극문양이 누렇게 변색되거나 심하게 낡고 훼손된 태극기까지 게양돼 있어, 태극기에 대한 사랑까지 실종 돼 있었다.

본지 취재진이 지난 6일 조기 게양 실태를 취재한 결과 일부 공공기관과 기업체 그리고 도로변과 시가지, 아파트와 공동주택 등 대부분의 장소에선 조기가 게양 돼 있는 것을 제대로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천세무서와 농협, 이천새마을지회 회관, 일부 학교 등을 비롯해 이천 유일의 특급호텔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미란다호텔과 대기업인 OB맥주, 하이닉스 등에선 조기가 아닌 평상기가 게양돼 있었으며, 창전동 평생학습센터 서희관의 경우에는 태극기와 이천시기, 새마을기 등 3개기 게양, 이중 태극기만 조기로 게양 돼 있었다.

이같은 무관심에 대해 한 시민은 “예전에는 길을 걷다가도 애국가가 흘러 나오면, 멈춰서 왼쪽 가슴에 손을 대고 있다가 애국가가 끝나면 가곤 했는데, 요즘은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씁쓸하다”며 “태극기 사랑에 대한 범국민적 운동이 전개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태극기 게양을 일출시 게양하고 일몰시 내리도록 했던 규정을, 1996년 국기에 관한 규정을 바꾸면서 관공서 또는 일반 가정과 차량에도 24시간 국기를 게양하도록 했으며, 태극기를 전국적으로 게양하는 날은 4대 국경일인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과 경축일인 1월 1일, 국군의 날, 한글날이며, 조의를 표하기 위해 조기를 게양하는 날은 현충일과 국장기간, 국민장일 등이다.

이와함께 정부가 따로 지정하는 날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조례 또는 지방의회 의결로 정하는 날에도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태극기는 흰 바탕의 깃 위에 태극 문양을 가운데에 두고 검은색의 건·곤·감·리 4괘로 둘러싸여 있으며 △건은 정의 △곤은 지혜 △감은 생명력 △리는 풍요를 의미한다.

류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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