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시장 개방과 스크린 쿼터 축소
영화시장 개방과 스크린 쿼터 축소
  • 김숙자 기자
  • 승인 2008.03.21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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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6: 스크린 쿼터제가 148일에서 74일로 줄어들면서 우리의 영화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FTA체결을 앞두고 스크린 쿼터제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스크린 쿼터제가 무엇인지 밝히고, 이에 대한 대안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논술하시오.

  스크린 쿼터제란 무엇인가요? 왜 우리는 스크린 쿼터제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고, 미국은 왜 스크린 쿼터를 폐지하려고 하는 걸까요? 우리는 왜 스크린 쿼터를 고집하면서까지 영화시장을 보호하려고 하는 걸까요? 먼저 앞 부분에서 배웠던 쌀 시장 개방과 연관시켜서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스크린 쿼터제란 말 그대로 영화관을 나누는 제도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화관 주인들은 좀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광고를 많이 하는, 관객을 많이 끌어 들일 수 있는 영화를 좀더 오랫동안 상영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본이 부족한 우리나라 영화는 자본력을 앞세운 헐리우드 영화의 광고나 판촉작업에 밀려서 자칫 영화관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우리나라 영화산업은 아예 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 영화관이라면 의무적으로 우리나라 영화를 상영하도록 해놓은 제도가 바로 스크린 쿼터제입니다. 스크린 쿼터제가 148일에서 74일로 줄었다는 것은, 예전에는 어떤 영화관이든 최소 148일은 우리나라 영화를 상영해야 했는데, 이제는 74일만 상영해도 되는 것이고, 그나마 스크린 쿼터제가 폐지되면 앞으로는 아예 우리나라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영화관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스크린 쿼터제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우리나라 영화가 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도적으로 만든 장치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미국의 입장에서는 트집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크린 쿼터제로 인해 우리나라 영화관에서 헐리우드 영화가 상영될 시간을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우리나라의 영화 시장을 지키기 위해 스크린 쿼터제를 고집한다면, 자기들도 자기 나라의 자동차 시장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식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져 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 정부의 고민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너희 나라 국익을 위해서라도 스크린 쿼터제와 같은 보호장치를 아예 없애버리고 영화 시장을 완전 자유경쟁으로 개방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어떤 사람들은 ‘괴물’이나 심형래의 ‘디워’ 같은 영화를 예로 들면서 좋은 영화를 만들면 되기 때문에 스크린 쿼터제를 폐지해도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스크린 쿼터제 때문에 어떻게든지 영화를 만들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을 영화인들이 갖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가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당장 스크린 쿼터제가 폐지된다고 나쁠 것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어떤 사람들은 그나마 스크린 쿼터제를 폐지하면 우리나라 영화가 완전히 망하게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유명 배우들이 스크린 쿼터제 폐지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쌀 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수많은 농민들의 시위 현장에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스크린 쿼터제 폐지를 반대하는 서너 명의 영화인들의 시위 현장에는 벌떼같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스크린 쿼터제 축소 및 폐지와 영화 시장의 개방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한번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번에 영화 시장 개방에 대한 문제를 통해 좀더 심도 깊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icbong@hanmail.net 설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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