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광명 이발소 천세현
인터뷰│광명 이발소 천세현
  • 이천설봉신문
  • 승인 2017.03.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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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에 걸친 이발소 운영, 자부심과 책임감 더욱 느껴

 

 
몇십년전만 하더라도 동네 이발소 하면 멋쟁이 신사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거나 그 앞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아이들이 노는 풍경을 연상케 한다.
 
삼색기둥이 쉴새없이 돌아가며 손님을 맞고 있는 이발소는 이미 오래 전 초등학교 어린시절 엄마를 따라 가서 단정하게 머리를 깎았던 아련한 추억의 장소다.
 
비단 남성들의 전유물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없이 이용했던 이발소는 다른이름으로 이용원, 이용소라고도 부르고 있으며 지금은 미용실과는 반비례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세월을 뒤로하고 60여년이 넘게 한 곳에서 3대에 걸쳐 운영중인 이발소가 있다.
 
이천시 백사면 도지리 427-3에 둥지를 틀고 있는 ‘광명 이발소’(031-633-0895)가 바로 그곳이다.
 
부친 천정윤씨의 뒤를 이어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천세현씨를 만나봤다.
 
그는 인터뷰 제의를 받고 크게 특별할 것도 없고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것이 없다고 생각해 망설임이 있었던 속내를 내비쳤다.
 
이발소 인수인계를 거친후 지금은 손을 뗀 팔순의 부모님을 모시며 10년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는 천세현씨는 “이발소의 역사는 아버님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앞전 당숙어른이 한때 이발소 일을 하신 것까지 어찌보면 3대에 가깝게 해왔지 않나 싶다”며 오랜된 이발소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가업은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는 그는 “건축기사로 97년말 명퇴를 하고 직장을 구해 사정상 잠깐 쉬던 중 아버님께서 이발소를 맡아서 운영해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하셨다”고 계기를 들려주며, 때마침 아내도 동의를 해서 본격적으로 배움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이용학원을 다니며 그당시 김진용 이용전국연합회장님과 기술부장님에게 기술을 익히고 배우며 미래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이·미용 통합기술교육을 받았고 섬세한 맞춤 헤어스타일 전문으로 운영을 이어나고 있다”고 말하면서 “처음 이발소를 운영할 당시에는 아버님과의 경영방식 차이로 인해 고초를 겪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이런 결과는 고스란히 부친의 귀에도 들어가 고객이 줄어 갈등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믿고 맡겨준 덕분에 위기를 넘기며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천세현씨는 “아버님이 계시기 때문에 누가 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이발소를 운영하며 아버님의 기술을 기본틀로 유지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노력의 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부친 옆에 있으면서 지켜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배려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님들을 받게됨을 덧붙였다.
 
이제는 멀리 있는 외지사람도 입소문에 이발소를 찾는다고 말하는 천세현씨는 “가격은 차치하고라도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만족하는 서비스에 중점을 둔다”며 “이발소를 방문하는 사람에게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손을 거쳐간 사람을 보는 제3자까지도 고객으로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며 일에 대한 자부심과 경영마인드를 들려줬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발소를 찾는 고객 한명한명에게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짐작케 했다.
 
거기에다 이발소 일뿐만 아니라 매주 쉬는 날인 화요일에는 시간을 쪼개어 재능기부에 참여하며 여러 가지 힘든 가운데에서도 의미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년동안 자원봉사와 기부봉사를 꾸준히 해오며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천세현씨는 시청에서 추진하는 평생학습 재능교육 기부에도 열의를 보이며, 자격증은 있어도 교육이 필요한 사람이라든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멘토로서의 역할을 해주고 싶다는 소신도 드러냈다.
 
그는 “‘오늘도 무사히’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특히나 “대를 이어 하는 만큼 아버님의 명예를 지켜드리고 지역의 봉사를 통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알려지는 것에 치중한 자신을 뒤로하고 나를 돌아보며 그동안 살아왔던 경험에 비추어 생각의 깊이를 더해 자긍심을 갖으며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는 소박한 바람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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